세상 한가운데에 동물 중에서도 인간이라 함은 자기 분수 정도는 알고 살아가야 한다. 분수에 없는 행위와 기원은 모두 다 힘겨운 고통으로 이어진다.자기의 현재 처지는 자기가 과거에 지은 공덕 만큼의 분명한 대가성 과보이다. 이것을 무시하고 운세를 따져 모험을 걸 때에는 엄청난 고통과 슬픔이 수반되게 되어 있다.뱁세는 대밭에서 만족해야 되고, 황새는 계절을 따라 이동하는데에 만족해야 한다. 모든 것은 처해진 자기 분수에 맞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단지 욕심의 끝이 보이지 않고 인간만이 여기에서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자기의 분수를 망각하고 혹시나 하는 요행을 꿈꾼다. 이것은 허공 가운데에 사다리를 세우는 것처럼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기 분수를 먼저 직시하고 가급적 그 분수의 한계점을 넘어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뜨거운 회한의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될 것이다. 인간은 과거에 의한 오늘이 있고, 오늘에 의한 내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인과법이다. 과거에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가를 유추해 보려면 현재 자기가 처해진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다.더 나아가 미래에 내가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를 미리 예견해 보고자 한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행하고 있는 모든 면면을 살펴보면 미래세에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바로 짐작할 수 있다. 혹여 삼세(과거, 현재, 미래세)의 시간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금생 속에서 세 단계로 분리해 보아도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에 대한 노력이었다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만족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불평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각자 자기자신이 과거에 원했던 것 만큼의 정확한 대가인데 말이다. 그러므로 현실에 지극히 만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복되는 실의와 좌절의 삶 속에서 더 이상 헤어나올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청천문경에서 작은 욕심은 최상의 쾌락이요, 작은 만족은 최상의 부귀라고 하지 않았는가? 인간세상에서 재수에 의한 횡재란 있을 수 없다. 생물학에서는 환경에 의한 돌연변이가 가끔씩 발생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지만, 그러나 여기서는 아예 거론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죄업이 바뀌어 복덕이 될 수 있을 때는 저 남태평양에 사슴이 뛰어다닐 때라야 만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게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선망과 원망을 함께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요사스런 사람도 복을 만날 수 있다”라는 법구경의 얘기가 있다. 그 악이 익지 않았을 때까지는, 그러나 그 죄악이 익음에 이르러서는 스스로 그 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 더러는 훌륭한 사람도 재앙을 만날 수 있다. 그 선행이 익을 때까지는, 그러나 그 선업에 익음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그 복을 받게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이 세상의 이치에는 불공정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길에서 복이 없는 사람도 황금을 주울 수는 있다. 물론 그것을 자기가 가질 수도 있다. 그때 그것을 순간적인 횡재를 얻은 것이라 할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것을 팔아서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부유하게는 절대로 살지는 못한다. 복 없는 사람은 단지 욕망의 착각 속에서 환상의 황금을 보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그들의 몫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요행을 바라고 분수에 넘치는 생각으로 행동할 때에는 바로 목숨을 죽음에 저당 잡힐 때라야 만이 가능하다. 복 없는 사람들은 언제나 머리가 복잡하기 마련이다. 해야할 일은 많은데 금전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않다보니 언제나 머리가 하루도 안 아플 날이 없을 것이다.

혹 눈먼 돈에 정신을 잃어 그들에게 잠시 들어갈 때도 있다. 그때 그들은 너무나 큰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는 더없이 궁색을 떨며 그것을 밑천으로 일확천금에 도전한다. 그러나 그것은 곧 뱀장어처럼 주인을 찾아 빠져 나가버린다. 그때 그들은 허탈에 빠져 이렇게 토로한다. “그 돈이 수중에 있을 때 실컷 써볼걸, 아니면 시주를 하든지, 더 좋은 곳에 써버릴걸” 하면서 애석해한다.

그보다 더 다혈적인 사람들은 땅을 치며 울분을 토하며 뒤늦게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죄 없는 사회와 타인에게 분풀이를 사정없이 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이 그러한 돈을 잃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하더라도, 절대로 그렇게 유용하게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잃어버릴때야만이 그런 말을 허탈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때 그들 자신이 얼마나 복이 없는 사람인지 뼈저리게 느끼며 실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재수가 없어서 잃게 되었다고 심히 원통해 하는데 그치고 있으니, 그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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