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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그들만의 선거’[기자의 눈] 제7대 의회, ‘비빔밥의회’를 기대하며

이동열 취재부장
6·4 지방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거제시의회는 또 다른 선거 채비에 들어간 분위기다. 다음 달 초 문 여는 제7대 거제시의회 전반기(2년) 의장단 선거를 두고서다. 따지면 유권자 표심과는 거리가 먼 순전히 ‘그들만의 선거’다. 의원 모두가 선거권(選擧權)과 피선거권(被選擧權)을 지니고, 심지어 한 번 떨어지더라도 뒤이은 선거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다. 입후보나 추천 과정 없이 무기명(無記名)으로 뽑아 ‘교황 선출 방식’이라고도 한다.

배지를 다는 것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는지 본회의장 상석(上席)에 앉아보겠다고 나선 이가 벌써 셋이란다. 의회 안 선거 역시 바깥만큼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다음 시의회 의장(議長) 자리를 탐내는 사람은 재선(再選)·삼선(三選)의 선배 의원들이다. 당선 횟수가 척도는 아니지만, 시쳇말로 ‘당선증에 잉크도 안 마른’ 초선(初選)은 사실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판’이다.

의장단 선거는 이틀에 걸쳐 치른다. 임시회 첫날 의장·부의장을 뽑아 개원식(開院式)을 하고, 그 이튿날 상임위원장 3명(의회운영·총무사회·산업건설)을 가린다. 사실상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각 선거 결과가 ‘미리 짠 각본(脚本)’대로 나오지 않을 땐 ‘뒤끝’이 심한 편이다. 첫 단추(의장 선거)부터 잘 못 꿰지면 잇따르는 선거도 판이 뒤틀리기 일쑤여서다.

가끔은 대오(隊伍)에서 이탈한 몇 표 때문에 선거판 전체가 뒤죽박죽되거나 뜻밖의 인물이 당선되기도 해 ‘밑그림’을 그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으로 꼽힌다. 여기서 나타나는 현상이 이른바 ‘나눠 먹기’와 ‘합종연횡(合從連橫)’이다. 감투를 쓰려는 이가 많을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번 의장단 선거도 예외는 아닐 듯하다. 새누리당에서만 3명이 의장을 노리고 있어 누구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비유하자면 ‘집토끼’만 지켜도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 일이던가. 집토끼는 말할 것도 없고, ‘산토끼’까지 잡아야 안심할 수 있는 구도다. 자연스레 비(非)새누리 쪽에 한두 개의 ‘당근’을 제안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이 자체 경선 등을 거쳐 한 명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합의할 땐 얘기가 달라진다. 수적으로 절반이 넘으니 ‘집안 단속’만 잘하면 당선은 보나 마나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누가 맡을지 미리 ‘교통정리’까지 마치면 의장단 다섯 자리 ‘싹쓸이’도 가능해진다.

새누리당이 이런 식의 독식(獨食)을 강행하면 7대 의회는 한동안 ‘배앓이’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범야권(비새누리) 쪽에서 가만있을 리 없다. 이미 범야권 의원(당선인)들은 한데 모여 연대할 뜻을 밝히며, 새누리당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주문하고 나섰다. 의장단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與野)가 화합할 수도 있고, 대립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의회는 협의기관이다. 힘의 논리로 밀어붙여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관철돼도 안 되고, 소수 의견이라고 번번이 묻혀서도 안 된다. 갖은 음식재료가 한데 버무려져 ‘참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한 끝에 결론을 얻는 쪽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다가올 의장단 선거가 이런 ‘비빔밥의회’의 결정적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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