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는 행정구역 상 일운면 옥림리 17통 1반에 속하는 작은 섬이다. 거리상으로는 일운면 석유비축기지(U2)와 일운면 지세포 선창마을이 가장 가깝지만 생활권은 도선이 오가는 장승포다.

지심도의 면적은 33만 8609㎡(10만 3420평)로 임야가 약 67%, 섬의 둘레는 3.5㎞,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은 97m다.

멀리서 보면 군함이 정박해 있는 듯 보이는 데 바닷가 대부분은 해식애(해안가 절벽)로 이뤄져 있고 섬주민(2014년 3월 현재 24가구 40명) 대부분은 관광객을 상대로 숙박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KBS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이 지심도를 소개하면서 매년 15만 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드나들고 있다.

섬의 전체가 국유지로 돼 있어 개발이 극히 제한 된 탓에 인구는 크게 늘지 않는 다는 것이 이 섬의 특징이다.

지심도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의 요새로 1936년 일본군 육전대 1개 중대 300여 명이 해방 직전까지 주둔했다. 현재 우리 정부도 지심도를 군용지로 사용하는 탓에 섬 개발이 지연되고 있고 거제시도 정부에 지심도 소유권 이전 건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태다.

지심도 가는 배(3척 정원 96명)는 장승포항의 장승포항해경파출소 앞 도선장에서 탈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8시 30분, 오전 10시30분, 낮 12시 30분, 오후2시 30분, 4시 30분까지 모두 5편이 장승포항을 출발한다.

또 주말에는 8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1시간에 1대씩 도선이 운항되며, 승객이 많을 때는 수시로 도선을 증편하고 있다. 왕복요금은 만 2세 이상 초등학생 이하 6000원, 어른ㆍ 중학생 이상은 1만 2000원이다.

왜 지심도(只心島)라 불렀을까?

지심도는 1469년(예종 즉위년) 경상도속찬지리지에 지사도(知士島)로, 이후 1861년(철종 12년) 만들어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지삼도(只森島)라 기록돼 있는데 상록수들이 우거진 섬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또 1832년(순조32년)의 거제부지, 1850년(철종 즉위년)의 거제읍지, 1883년(고종 20년)의 동국여지지, 1889년(고종 26년)의 거제군읍지에는 지삼도(只森島)와 지심도(只心島)가 섞여 표기돼 있다.

지삼도(只森島)의 표기가 지심도(只心島)로 바뀐 시기는 조선 말기로 추측되는데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역사적인 계기를 찾아보면 고종 26년(1889년) 면리제 개편 때 지삼도가 지심도로 변경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구전으로는 지세포의 지(知)자와 마음 심(心)을 써 착한 섬이라고 했다는 말과, 높은 곳에서 보면 섬의 모양이 한자 마음 심(心)자와 닮아 지심도라 불렀다는 설이 전해진다.

하지만 지세포의 지(知)자를 따 섬의 이름을 불렀다면 只가 아닌 知心島로 불렀어야 했고, 고종 26년 이전 하늘에서 섬 전체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섬의 모양을 본 떠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동백 숲이 우거진 동백섬으로 또 마음을 닮은 섬 지심도(只心島)로 사랑받는 섬인 것만은 분명하다.

지심도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나무 46종과 풀 78종 등 모두 133 종류의 식물이 있는데 하나의 섬이 통째로 동백나무 숲으로 뒤덮일 정도로 원시상태의 동백 숲이 유명하다.

지심도의 역사

지심도의 동백나무 숲이 원시의 모습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군(軍)의 보호’ 때문이다. 비무장지대의 생태가 살아난 것처럼, 군의 관리를 받는 섬이다 보니 난개발 광풍을 비켜갈 수 있었다.

이 섬에는 조선시대에 주민들이 건너가 살았던 기록이 남아있다. 이후 일제가 군 주둔지로 삼으면서 주민들은 강제로 쫓겨났고, 해방 이후 다시 건너온 주민들이 섬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심도에는 패총의 흔적도 발견됐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이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기록에 지심도는 직접적인 기록보다는 조선시대 전략적 요충지였던 지세포 진의 경내인 지심도에 잦은 왜선의 표류가 눈에 띈다.

실제 지심도는 우리나라에서 일본 본토는 물론 대마도와 가장 가까운 거리(직선으로 50여 km)에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지심도는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흔적을 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일본군의 포진지, 방공호, 방향 지시석, 서치라이트 보관소, 국일기 게양대 등 아픈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포진지- 지심도 선착장에서 초장도로를 따라 북쪽 고지대로 올라가면 국방과학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 동쪽 편에 일본군이 사용했던 포진지 4곳과 탄약고 2곳이 있다.

지심도 포대는 일본이 중국침략을 2년여 앞두고 계획했고, 1941년 태평양 전쟁 당시엔 양지암 기지와 함께 미 연합국과 일전을 준비하던 곳이다.

1935년 11월 30일 일본군 참모본부에서 포대건설계획서를 작성하면서 건설된 포진지는 1936년 4월 23일 지심도에 거주하고 있는 10여 가구를 강제 이주 시키고 같은 해 7월 10일 포대를 착공한다.

4곳의 포대에는 45식 15밀리 캐논포 4문, 38식 기관총, 96식 측원기 등을 각각 배치돼 있었다. 지심도 포대는 한반도 전역을 일본의 병참기지화 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에서 만들어진 흔적이다.

욱일기 게양대-지심도 북쪽 해안 전망대 앞편에는 일본군이 국기를 걸던 욱일기 게양대가 있다. 욱일기는 일본 대륙침략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이 욱일기 게양대는 1938년 1월 27일 지심도 포대가 준공되자 일본군이 포대진지임을 알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방향지시석- 지심도가 일본군의 기지였을 당시 대포를 쏘기 위해 만든 이 방향지시석은 원래 6개를 설치했지만 현재 5개만 남아 있다.

현재 남쪽(해금강), 북쪽(부산, 진해), 동쪽(대마도), 서북 쪽(장승포) 등의 지시석이 남아 있는데 서치라이트를 비추기 위해 망루와 발전소가 가까이 있는 곳에 만들어 졌다.

서치라이트 보관소와 전등소 소장사택 - 지심도에는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이 잘 보존돼 있다. 지심도가 일본군의 요새로 쓰일 당시 일본군 전등소 소장의 사택이다. 현재 주민이 일부 개조해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전등소와 가까운 거리엔 서치라이트 보관고와 방향지시석이 설치돼 있는데 탐조등은 야간에 연합군의 함선을 탐지하는 목적으로 사용됐으며, 당시 탐조등은 직경 2m 정도에 조명 도달 거리는 7㎞~9㎞ 정도였다고 한다.

지심도 비행장- 섬 정상에 비행장으로 불리는 공터가 있다. 섬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 중 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심도에 비행장을 만들었다는 기록이나 증언은 없다고 한다.

꽤 넓은 공간이 있다곤 하지만 비행기가 이ㆍ착륙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민들 모두가 이곳을 비행장이라 부르고 있어 앞으로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곳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