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 촉진 위해 고현 주택가에 새 둥지
회원 후원금만으론 운영 어려워 거제시 도움 절실

고현동 한 주택가 골목에 수십 마리의 작은 생명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거제 ‘유사모(유기동물을 사랑하는 모임)’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거제시 유기동물 보호소(사등면 두동마을 위치)’ 동물들을 원활히 입양시키기 위해 약 2개월 전 고현동 천우아파트 1층 입구에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꾸렸다.

말 그대로 입양센터 동물은 보호소에서 데리고 온다. 4월 현재 입양센터에는 개 30여 마리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본부인 보호소에는 160여 마리가 있다.

지역 동물애호가들에 따르면 거제지역은 유기동물들에게 참 아이러니한 곳이다. 관광지라는 특성 때문에 외지인들이 관광 온 김에 애완동물을 버리기도 하고, 또 잃어버리기도 해 유기동물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다.

특히 지세포, 능포 등 바닷가 마을에서 유기동물 신고가 잦은데, 많게는 하루 6~7마리가 포획될 때도 있다고 한다.

반면 거제 유사모 카페에 3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는 점, 그리고 지역 동물애호가들의 반대로 현재 거제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안락사가 전혀 없다는 점 등에서 정작 거제 지역민들의 ‘생명사랑’은 지극한 편이란 것을 엿볼 수 있다.

입양센터는 3월 한 달 간 총 32마리를 입양시켰으며, 하루 6마리가 새 주인을 찾을 때도 있었다. 입양센터가 이렇게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데에는 역시나 유사모 회원들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 관리는 보호소에서 활동하던 ‘들풀선생(유사모 인터넷 카페 닉네임)’ 장병공 씨와 ‘바니짱’ 박은주 소장이 맡고 있다.

관리자들은 무임금으로 휴일도 없이 센터에 나와 유기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특히 박은주 소장은 집에 돌아가면 개인적으로 입양한 견공 22마리를 보살펴야 한다.

중학생 등 봉사자들은 수시로 센터에 들러 청소, 산책 등을 돕고 있으며, 유사모 회원들도 봉사활동과 후원금, 입양 등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의 한 동물병원은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을 비롯해 상처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일반 비용의 20~30%만 받고 있다.

유기동물의 건강이 회복된 뒤 입양이 이뤄지기에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거제시에 애완견 등록만 하면 된다.

이웃들도 인심이 훈훈한 편이다. 주택가 밀집 지역이라 소음과 악취 등으로 민원을 많이 걱정했으나, 워낙 청소를 부지런히 하고 견공들도 조용해 큰 갈등은 없었다고 한다. 이웃집도 센터 집기를 씻어주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편 힘든 점도 있다. 유기동물보호소는 거제시가 관리하지만 입양센터는 순수하게 유사모 후원금으로만으로 운영하고 있어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하다.

센터 임대료와 사료값 등 한 달 유지비만 100만 원 가량이 들어가며, 병원비도 200만 원이 넘게 쓰인다. 그래서 병원에 제때 지불하지 못할 때도 잦다.

또 실내에서 수십마리가 생활하다보니 피부병 발생이 우려된다.

센터 관계자는 “유기동물 입양은 전체적으로 거제시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면서 “버려진 동물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새 주인을 기다릴 수 있도록 거제시 등 유관기관의 도움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입양센터 위치: 거제시 고현동 고현로 8길 25, 천우 아파트 B동 130호
연락처: 055-635-1007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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