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새누리당 거제시장 후보 경선 방법을 시민여론조사 100%로 거제시당원협의회가 결정함에 따라 전화 착신전환을 이용한 여론 조작이 우려된다.

여론조사가 경선 승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최근 선거 분위기에 따라 실제로 다른 지방에서 전화 착신을 이용한 여론조작이 의심되는 사례가 논란이 되고 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통신사 및 관련 기관·단체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착신전화는 걸려온 전화를 다른 전화로 연결해 받는 것으로 흔히 자리를 비워 전화를 못 받을 때 자주 이용되며, 해당 통신사에 가입 신청해 한 달 일정 요금을 내고 사용한다.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개인이나 단체가 다수의 전화번호를 확보해 지지 후보 측 전화번호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여론조작이 벌어진다.

포항시에서는 새누리당 공원식 포항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을 보이던 후보자들이 최근 조사에서는 지지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여론조작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론조사는 당락을 좌우할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공정한 선거를 위해 관계기관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앙선관위도 지난 1일 각 지방 선관위에 전화 착신전환으로 인한 여론 왜곡 행위 등에 대해 일제히 기획조사를 실시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선관위는 △전화 착신 전환을 통한 여론 왜곡 행위 △선거브로커의 전화 여론조사 결과 조작 행위 등을 집중 단속 항목으로 정했다.

실제 선거 흐름과 크게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보자 캠프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이번 단속에는 각 시·도선관위의 광역조사팀이 투입된다. 광역조사팀은 여론조사 조작, 공무원의 선거 개입, 후보자 금품수수, 사조직 활동 등 4대 중점 선거범죄를 집중 조사한다.

선관위는 전국 54개 광역조사팀 소속 400여 명을 투입해 각 당의 경선이 끝나는 오는 30일까지 집중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거제시 선관위 관계자는 “현장 일선에선 각 예비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점검을 벌이고, 동향을 살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7~8일 선거 관련 여론조사 3건(도의원 1건, 시의원 2건)이 선관위에 접수됐다. 여론조사를 신청한 캠프 측은 결과를 공표하지 않고, 선거 자료로만 활용할 것을 밝혔다고 한다.

한편 KT거제지사는 “전화 가입자 수나 착신전환 가입 신청 건수 등은 기업 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일반에게 공개는 안 되지만, 선관위가 법원승인서를 제출하면 공정한 선거를 위해 공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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