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이하 씨월드)가 이번주 금요일(11일) 문을 연다. 공식 오픈은 4월 30일이라고 안내원은 말했다.

씨월드가 소리소문 없이 개장을 준비했다. 공식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고, 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에 할인권까지 팔고 있다. 판매실적도 100건이 넘는다.

그러나 지역에선 무척 잠잠하다. 아마도 지역 여론을 경계해서일 테다.

사실 기자는 동물자유연대가 주장하는 수질 관리 부실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일 현장을 찾았었다.

자신을 시설 책임자라고 밝힌 관계자는 “수조에는 지세포 앞바다 해수가 사용되고 있어 해조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주기적으로 채수(採水)해 창원에 있는 관련기관에 수질을 점검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설 출입은 할 수 없었고, 아직 수입되지 않은 돌고래가 언제 어디에서 수입되는지도 밝히길 꺼려했다. 그 관계자는 이날 만남이 기사화 되지 않길 바란다며 이름과 직책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다만 시설 개장 전 4월 초에 ‘미디어데이’를 열어 지역 기자들을 초청해 그간 불거졌던 오해들을 풀고 싶다고 했다. 씨월드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시설 탐방을 통해 시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 지 안내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질 것 같지 않다. 개장을 이틀 앞둔 9일 현재까지 씨월드로부터 그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전화를 해도 관리자와는 도통 연결이 되지 않는다.

지난 3일 일운면 지역 11개 단체가 시설 개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민들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개장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9일 현재 주민들은 씨월드에 등을 돌렸다. 기자회견이 있은 뒤 주민들이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시설방문을 요청했으나, 씨월드 측은 싱가폴 본사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거절했다는 것.

배재용 지세포항 발전협의회장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거제씨월드는 이제 지역기업으로 자리잡아야 하는데 정작 지역민들을 홀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돌고래 체험장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은 알지만, 지역을 무시하는 태도에 주민 대부분이 감정이 크게 상했다”며 “공중파 방송 인터뷰와 라디오 토론을 모두 거절했으며, 앞으로 일체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던 일운면 주민들마저 외면한 거제씨월드. 대중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부분은 모조리 숨기고 있어 이제는 언론도 사실 보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거제시는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궁금하다. 구글에서 ‘geoje(거제) dolphin(돌고래)’를 검색하면 거제씨월드를 반대하는 해외사이트가 줄을 잇는다.

돌고래 포획을 부추긴다며 거제시를 싸잡아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돈 버는 사람은 해외에 따로 있는데 어째서 거제시민이 동물학대 협력자란 오명을 써야할까. 거제시는 이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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