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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든 고사리손에 예절이 묻어나요”예다미 봉사단 박영회 회장 및 회원들

지역 어린이집·유치원에 기본예절 및 다도 재능기부

아이들 예절교육에 아줌마(?)들이 떴다. 성격 급한 아이, 주위가 산만한 아이, 천방지축 날뛰는 아이들이 이들 앞에선 양반댁 도령·아씨로 변해 얌전을 피운다.

한국 전통예절과 차(茶)문화로 유치원·어린이집 아동들에게 ‘한국의 멋’, ‘느림의 멋’을 전하고 있는 이들은 거제시자원봉사센터(이하 자봉센터) 소속 ‘예다미’ 봉사단(회장 박영회)이다.

지난달 31일 자원봉사센터에서 단원들을 만나 한바탕 수다를 쏟아냈다.

미리 밝혀두자면 예다미가 예절교육 재능봉사를 펼친다고 해서 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아니다. 그저 50대 후반의 평범한 주부들이 짧은 기간 자봉센터에서 배운 다도(茶道·차예절)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정도다.

그래서 주변의 칭찬이 더 쑥스럽다. 자봉센터에 따르면 이들은 짧게 배운 지식이지만 그것을 나누고 알리려는 열정이 대단하고, 또 그들이 펼친 봉사활동이 아이들 행동발달에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박영회 회장은 “2011년께 자봉센터에서 재능봉사자를 키우기 위해 운영했던 다양한 프로그램 중 다도가 있었다”며 “그때 단원들을 처음 만났는데 다들 자매처럼 친해져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뜻을 모아 봉사단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리에 같이 있던 김선정 씨가 “그때는 봉사 자체에 관심이 많았고, 다도라는 새로운 경험도 해보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지금까지 해오던 봉사완 달리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봉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을 거들었다.

예다미가 아이들에게 주로 가르치는 것은 크게 인사예절과 다도다. 평상시 나누는 인사와 명절 때 어른들에게 하는 절, 제사에서 조상에게 하는 절, 상갓집에 가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하는 절 등 상황에 따라 인사방법이 다름을 알려주고, 올바른 예를 표현하도록 돕는다.

또 전통차(茶)의 정갈한 맛을 경험하게 하고, 그에 따른 예절을 가르친다.

김용순 씨는 “메밀차 같은 곡류차는 맛이 고소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참 좋아해 콜라 사이다 등 고당도 음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는 게 재밌는지 아이들 집중력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예를 가르치다보니 마음가집도 가벼울 수가 없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한복도 똑같은 디자인으로 맞췄다. 구입에 부담은 있었지만 확실히 사람들 시선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2011년 11월께 만들어진 예다미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활동영역이 좁았지만 2013년부터 한 발자국씩 넓혀나갔다. 지역 아동센터를 찾기도 하고, 지역 병원에서 노인 환자들에게 작은 공연을 보여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경남산업고 특수반을 찾아 친구가 돼 주기도 했고, 지난달에는 지역 행사 도우미로 참여해 차 대접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봉사 대상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마술, 댄스, 악기 등도 배웠다. 어떤 때는 소속된 다른 봉사단체와 겹쳐 7~8가지를 소화해내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총무를 맡고 있는 강혜숙 씨는 “빨리빨리문화, 싸움에 익숙하고 내 것만 중요시하는 각박한 사회를 좀 더 느리고 여유롭게 흘러가게 하는 데 조그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봉센터에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어 활동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다만 우리의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낼 수 있도록 많은 곳에서 예다미를 찾아줬으며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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