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세포 돌핀파크 개장을 앞두고 돌고래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찬반갈등이 예상된다.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관련 시민단체들은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거제씨월드의 큰돌고래 추가 수입 중단과 돌고래 수입 규제 방안을 환경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돌핀파크가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28일께는 현장을 살피기 위해 거제로 올 계획이다.

이들은 앞서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쇼를 펼치던 ‘제돌이’를 제주바다에 돌려보내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는 서울대공원이 지난해 동물쇼를 아예 폐지하는 큰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흔히 ‘쇼동물’이라 불리며 인간에게 훈련되는 동물은 자연 상태에서보다 평균수명이 매우 짧다. 이는 쇼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며, 인간에 의해 강제로 해야 하는 훈련과 공연 등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거제시와 거제씨월드 측에서 말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공연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사람과 강제로 신체접촉을 해야 하며, 이 때문에 이상행동을 하면 이용자들 역시 위험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큰돌고래의 수명이 단축되면 그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수입을 이어가야 하고, 이는 곧 국제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일본 다이지 지역의 돌고래 포획을 지원하는 꼴이 된다는 얘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짚어봤을 때 돌고래 체험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제돌이는 명백히 불법 포획됐었기에 이들 주장이 받아들여졌으나,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에 속하는 큰돌고래는 상업적 거래가 가능하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게다가 지세포 지역주민들도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돌핀파크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여서 시민여론에서조차 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시민단체와 사업자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선 지자체, 즉 거제시의 역할이 가장 커 보인다.

17일 자 MBC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이미 1925년에 공연동물법을 만들어 지자체가 동물쇼에 이용되는 동물을 철저히 관리하고, 공연시간도 엄격히 제한해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있다.

거제시에 지자체의 책임을 당부하고 싶지만, 솔직히 미덥지 못하다. ‘청정거제’를 부르짖지만, 한쪽에선 푸른 거제바다를 메워 산업단지를 만들고, 울창한 숲을 밀어 골프장을 짓게 하는 등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행위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 돌핀파크 건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동물학대 현장이 속속히 공개되고, 동물쇼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역주행하는 것만으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선택을 한 이상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지 않게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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