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미래에는 행복해지리라 생각하면서 오늘을 살아간다. 그러나 지금도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주변에 널려있는 행복을 끌어안지 않았을 뿐 돌아보면 지금도 충분히 행복할 이유가 가득하다.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을 찾고, 새들이 하늘을 날듯이 사람은 저 깊은 속마음에서부터 행복을 추구한다.

비록 높은 지위나 화려한 명예, 충분한 재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히려 행복한 사람한테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행복감은 우리네 삶의 완성품이다. 누구라도 행복한 사람을 가장 부러워한다. 행복이야 말로 삶의 참된 의미요, 절대가치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주변에 가득한 행복을 끌어안을 수 있는지를 같이 생각해보면서 행복에 대한 개념을 개인별로 다시 한 번 정립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6살 때 태풍이 몰아치는 고향 선창에서 멸치잡이 배 밧줄을 당기다가 바다에 빠져 죽을 뻔 했다. 높은 파도에 떠내려가는 나를 헤엄 잘 치는 이웃집 누나가 발견하고 겨우 건졌는데 이미 숨은 멎어있었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3일 동안 재 가루를 덮어쓰고 할머니 방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이틀째 되는 날 시신을 파묻으려고 하자 할머니가 하루만 더 두고 보자고 고집해서 다음 날 바닷물을 토해내면서 숨을 쉬었다고 한다.

몇 년 전 중국 사천성 지역을 여행하던 중 그 엄청난 지진을 만났다. 우리 일행은 전부 죽는 줄만 알았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수십여 차례 여진이 일어났고 비행기도 멈춰선 지진지역에서 이틀을 보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체념상태에 빠졌고 죽고 사는 것이 결국 하늘의 뜻이니 목숨을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여진이 가라앉고 중국정부의 사태수습이 한창 진행될 무렵 중국국내선 좁은 비행기 안에서 무려 12시간을 기다린 끝에 악몽의 쓰찬성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위 두 가지 말고도 정말 목숨이 위태한 상황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 현재 내가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기적 같기도 하고 덤으로 여겨졌다. 남은 인생을 값지게 살아야 되겠다고 다짐하니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였고 매일의 삶 자체가 신비롭고 감사하게 여겨졌다. 오늘 하루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여러 가지 아쉬움도 있지만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이다. 행복하려면 불행마저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때문에」불행한 것이 아니고 「덕분에」행복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수양해서 본성(本性)에 따라 선(善)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적(敵)이 생기지 않는다. 남에게 사랑받기 보다는 내가 먼저 사랑해야 한다. 항상 베푸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보자.

사랑을 주면서 받기를 원한다면 서운한 마음이 자주 생긴다. 당연히 심경이 혼란해지고 인간관계에서도 이로울 게 전혀 없다. 만사에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 그 심덕(心德)이 나에게로 돌아온다. 명심보감에 ‘出門如見大賓’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밖을 나서는 순간 마주치는 사람은 큰 손님 섬기듯이 하라’는 뜻이다. 또한 정말 행복하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항상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Happiness consist in contentment」행복은 만족에 있다는 뜻이다. 「一切唯心造」 불가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행복에 관한 한 동서양이 절묘하게 일치하는 모습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마음을 비우면 도와 합한다(虛心合道)고 했다. 쓸데없는 집착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불필요한 요소를 버리자. 매번 강조하는 말이지만 적당한 운동과 바람직한 식생활은 행복의 필수요소이다. 무엇이든 건강이 최우선이다. 마지막으로 살아가면서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철학(哲學)과 신념(信念)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강건해지고 행동에 확신을 가진다.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따로 존재할 수 없다. 너무나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리석게도 불행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잠시 쉬었다가 가는 세상이다. 오늘 이 순간 행복하다고 외쳐보자. 내 주위에 널린 수많은 행복을 마음껏 끌어안아보자. 그리고 실컷 누려보자. 그것이 삶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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