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의 식구는 80세가 넘는 노모와 오랜 지병을 앓고 있는 형이 전부인데다 사망자 포함한 가족 모두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로 장례비용은 물론 영안실 안치 비용도, 장례를 치를 상황도 되지 못했다.

더구나 명절을 앞두고 장례를 치러야 해서 행정의 도움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김 씨는 수소문 끝에 사등면에 위치한 21세기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도움을 요청했고 당시 장례를 담당하던 분은 “모든 비용은 장례가 끝난 다음 천천히 달라”며 외상으로 모든 장례를 치러줬다.

김 씨는 “주변에 칭찬할 사람이 많지만, 당시 너무 절박했던 상황 속에 도움을 주신 분을 칭찬하고 싶은데 전화번호만 알고 근무지나 거주지, 이름도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씨가 건넨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해 그날 김 씨와 사망자 가족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 장평동에 거주하고 있는 정상우(50) 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정 씨는 기자가 상황을 설명하자 “당시 상황을 기억한다”면서 “그저 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초면 출신인 정 씨는 사회적 기업인 매나 테크(어소시에이트) 일을 하면서 7~8년 전부터 틈틈이 장례식 일도 겸하고 있다.

정 씨는 우리나라 장례인식은 외국과 달라 너무 큰 비용이 든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리나라의 잘못된 장례문화를 개선하자는 목적의 단체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장애인 단체와 노인을 위한 봉사도 오랫동안 활동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현대사회 들어 우리나라 장례식은 고인을 보내는 것보다는 영리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허례허식과 거품이 많아졌다”면서 “우리나라 장례문화도 하루빨리 외국과 같이 간소하고 건전하게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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