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시청에서 한 민원인이 욕설을 터트렸다. 불법주정차 딱지를 떼였는데, 차를 세워둔 지 겨우 7분밖에 안 됐다며 과태료를 절대 못 내겠다는 것. 그 민원인은 딱지를 30번 넘게 떼여봤지만, 이번만큼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올해 1월부터 ‘즉시단속’을 실시했으며, 7분이란 시간도 여유를 많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그 민원인은 “주차장이 없는데 어디에 차를 대느냐”, “즉시 단속을 하면 모든 운전자가 알게 알려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이의신청서를 작성하려다 분에 못 이겨 결국 나가버렸다.

담당 직원 말로는 이처럼 불법주정차와 관련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시청을 찾는 시민들이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이의신청서도 수북이 쌓였다. 주된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1월부터 시작된 불법주정차 ‘즉시단속’ 때문이다.

작년까지는 불법주차한 차량에 1차 경고를 한 뒤 15분 정도 여유를 줬고, 그래도 차를 이동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했다. 그러다 올해 1월부터는 적발 즉시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단속 건수가 눈에 띄게 불어났다. 지난해 12월 4350건에서 무려 2000건이 넘는 6786건이 1월 한 달 동안 단속에 걸렸다. 작년 1월 4895건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게다가 올 1월은 설이 끼어 있어 상습 불법주정차 구역인 고현시장 주변은 27일부터 31일까지 단속 강도를 크게 낮췄다고 한다.

반면 단속에 걸린 일부 시민들은 주차장 부족과 즉시단속 홍보부족을 내세워 행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이번 즉시단속은 시민 요구로 실시됐다”며 “그만큼 시민들이 불법주정차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금의 비용과 불편이 들더라도 주차장을 이용해야 맞다”면서 “행정에서도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홍보를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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