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반대 무릅쓰고 만든 장승포 탑마트 앞 도로
1년간 차량 통제하고 아이들 통학길로 활용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권과 행정의 공익 구현이 맞부딪혀 ‘차’가 다닐 수 없는 ‘차도’가 만들어졌다.

지난달 20일쯤 개설이 마무리된 장승포 탑마트 앞 차도는 능포도시계획도로 중로 3-19호선의 마지막 구간으로 원래 탑마트 주차장으로 쓰였다.

▲ 붉은색 표시 부분이 최근 개설된 능포도시계획도로 중로 3-19호선 마지막 구간

시는 도시계획도로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탑마트외 1명의 토지주에게 총 8필지(576㎡·174평)에 대해 4억 4000만 원을 토지 보상하고, 공사비 1억 6000만 원을 들여 폭 12m 길이 65m의 차도를 깔았다.

그러나 탑마트 주차장은 인근 장승포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통학길이었기에 참교육 학부모회 거제지회와 장승포초교 측은 학생들의 보행권을 지키기 위해 도로 개설을 반대해 왔다.

시는 학부모 반발에 불구하고 공공의 목적을 내세우며 공사를 마무리했으나 1년간 차량통행을 통제하기로 하고 돌기둥을 도로 양 끝에 설치했다.

사실상 시에서도 계획된 도로였다는 점 말고는 명분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이 길이 개통되면 능포로와 신부로, 장승포1로와 이어져 5지 교차로가 되는데 이런 기이한 형태를 거제지역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또 정상적인 교차로 모습이 아니어서 차량 운행이 꽤 복잡해지는 문제도 있다.

시 관계자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 만큼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차 없는 거리,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할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참 거제지회는 공사가 진행되던 지난 10월 말께 “1년이 아니라 차량이 다녀선 안 되는 곳”이라며 “교통안전공단과 거제경찰서가 위험성을 지적했음에도 강행하는 탑마트 앞 도로는 두고두고 거제시 행정의 잘못된 본보기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장승포초교 측은 지난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차가 다니진 않으나, 임시방편일 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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