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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공해시대(公害時代)[데스크 눈] 전의승 /편집국장

자칭타칭 지역언론이 거제지역에만 20여개에 육박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도 신생 언론사 한 두 곳이 간판을 내걸고 출발선에 섰으니 가히 ‘지역언론 전성시대’인 것일까. 취재 현장을 뛰는 기자 수보다 회사 수가 더 많을 정도니 자괴감을 넘어 낯이 뜨거워진다.

정보와 대안 제시, 지역사회를 위한 건전한 비판과 정치·자본권력 등 ‘힘의 논리’를 견제하는 소명이 전제가 된다면 지역언론은 반드시 그 사회에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언론사 수가 많아지면서 들려오는 갖가지 ‘넋두리’들이, 지역언론 덕에 어떤 사안이 해결됐다거나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거나 좋은 기사를 잘 읽었다 류의 얘기가 아니어서다. “거제에선 언론사를 해도 먹고 살만하니 만들어지는 것이냐, 왜 또 생기는 것이냐” 또는 “업자 방패막이로 만들어지는 것이냐”는 등의 조소 어린 얘기 앞에선 쓴웃음만 나온다.

기자의 펜은 ‘쓰라’고 있는 것이지 ‘휘두르는’ 게 아닐진데, 자칭 언론인이라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평소 언행은 기자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함량미달’이니, 그래서 ‘언론공해(言論公害)’라는 핀잔을 들어도 달리 변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요즘도 “내가 어디어디 기자인데”라며 허세를 부리고 사익을 추구하는 ‘사이비’가 있다니 참 부끄러운 일이다.

펜이 ‘권력’이던 시대는 지났는데 진정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을 낮추고 발로 뛰며 공심(公心)이 충만한 ‘함량충족’ 기자는 찾기 힘든 시대가 왔다. 기본을 갖추고 유지할 수 있는 언론사를 만들어 가기도 또한 힘든 시대다.

‘난 옳고 나머진 그르다’란 얘기는 아니다. 필자를 포함한 본지 기자들도 항시 자기반성을 해야 하고, 정도(正道)를 벗어났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공감대를 유지하지만 초심을 지키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시기가 온 것 같다. 그럴수록 정신을 조여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마침 반가운 소식은, 자본과 정치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의 지역언론이 창간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조합원이 경영에 직접 참여해 경영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제대로 된 순수언론을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로 알려지고 있다. ‘미완의 실험’에 그칠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두고 볼 일이나 ‘정론(正論)’에 목말라하는 뜻 있는 시민들의 여망이 분명하다는 신호다. 이렇듯 지역언론의 새 지평은 아직 요원하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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