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동 디큐브 백화점 인근 교차로에서 한 의경이 단속을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로에 서 있는 모습이 교통실정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한다.

11월 현재까지 발생한 올해 교통사고 건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송년회 등 음주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가 몰리는 12월이 아직 남아 있어 거제경찰서가 잔뜩 긴장한 눈치다.

거제서(署)에 따르면 올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6명으로 지난해(14명)의 2배를 넘어섰다. 부상자는 1481명(작년)에서 1539명으로 58명이 늘었다.

사망사고는 대부분 음주운전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이었으며, 차가 사람을 친 사고가 11건, 차와 차가 부딪친 사고는 8건, 차량 단독 사고 6건 등 총 25건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총 발생 건수 역시 지난해 2438건에서 415건 늘어난 2853건을 기록 중이다.

교통질서 위반도 대폭 늘었다. 신호위반은 지난해 235건에서 올해 529건으로, 교차로통행방법위반은 101건에서 214건으로, 일시정지 장소위반은 2건에서 24건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거제서는 이 같은 교통질서 위반 및 사고가 늘고 있는 원인으로 ‘운전자 과실’을 1순위로 꼽았다. 차량이 꾸준히 늘어 지역 교통환경은 더욱 복잡해지는 데 음주운전같이 고질적인 법규위반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발생한 동부면 50대 여성의 사망사고도 ‘술’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연초부터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김성우 서장은 지난 3월 거제서에 부임하자마자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거제서는 김 서장의 지시에 따라 야간 음주단속뿐 아니라 주간에도 음주사고 상습지역을 중심으로 게릴라식으로 장소를 옮기며 단속을 벌이고 있다. 대낮인데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심심찮게 적발된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또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을 전후로 디큐브 백화점 앞 사거리, 한전 앞 사거리, 버스터미널 사거리, 중곡, 아주 터널 등 교통량이 많은 곳에서 교통정리와 함께 단속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정해진 시간보다 1~2시간 앞당겨 출근하고, 퇴근을 미루는 등 근무시간을 늘려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20대 청년인 의경들의 고생이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들은 속옷에 내복, 운동복, 방한복 등 아래위로 10벌 이상의 옷을 입고 사거리 중심에서 경광봉 하나에 의지한 채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강화했음에도 사망사고가 줄지 않아 근무자들 모두 착잡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래도 블랙박스 영상 등 시민제보가 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거제경찰서가 1급지로 승격했으나 경찰 인력이 부족해 단속에 한계를 보였지만, 시민 제보가 늘고 있어 모자란 부분을 메우고 있다고 한다.

국민신문고를 통하거나 거제서에 직접 제보한 블랙박스 영상 신고 건수가 지난해 225건에서 올해는 11월 현재까지 287건으로 상당부분 늘었다고 한다.

교통시설면에서도 거제서 자체적으로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대형 차량이 상습적으로 신호를 위반하던 연초면 오비 신우마리나 앞 횡단보도에 이달 안으로 단속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며, 부산방향 거가대로에도 이동식 단속 카메라 2기를 운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할 일은 크게 시설개선, 교육, 단속인데 단속은 가장 마지막이고, 예방차원에서 시설개선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며 “경찰이 살피지 못한 부분을 시민들이 먼저 알려주면 도로여건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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