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엔 붕어가 없다는 것이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야간행사에 조명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 할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지난 8, 9일 이틀간 이뤄진 제8회 거제섬꽃축제 야간개장을 두고서 하는 이야기다. 야간개장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당황스럽다’였다.

축제는 하나의 잔치다. 손님을 청해 흥겹게 노는 일련의 과정이며, 어울림의 자리이자 소통의 자리다.
축제를 준비하는 주인은 초대받는 손님의 구미에 맞는 축제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그래야 ‘흥행’도 따라온다.

최근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축제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접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다 이런 배경에서다.

손님을 극진히 맞이해야 다음 축제엔 더 많은 손님이 찾아올 것이 아닌가. 손님을 홀대하는 잔치는 안 하니만 못한 법이다.

이번 섬꽃축제는 그동안 지적돼왔던 콘텐츠 부족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조형물을 세우는 것을 비롯해 관광지 입장료 할인혜택, 셔틀버스 운행, 다양한 문화공연과 전시체험 등의 노력을 보였다.

그러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야간개장’에서 보여준 주인(거제)의 모습은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말로만 야간개장인 까닭에서다.

조명 없는 야간개장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어두운 행사장에 통제라인만 설치해놓고 진행요원이나 봉사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은 사실상 주인 없는 잔치에 손님만 풀어 놓은 격이나 다름없었다.

여기다 시청 유니폼을 입고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몇몇 공무원은 관람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매표소와 일부 주차장, 안내부스 등도 일찌감치 문을 닫은 것을 보면, 애초부터 야간개장 행사는 안중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야간개장 사태는 주인의식 부재와 행정 편의주의가 낳은 결과가 아닌지 반성해 봄 직하다.

축제는 손님이 주인 하는 대로만 따르는(객수주편, 客隨主便) 축제가 아닌 찾아온 손님을 극진히 대우(토포악발, 吐哺握髮)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축제는 서비스다. 2006년 제1회 거제가을꽃한마당축제로 시작한 거제섬꽃축제가 현재 명실상부한 거제 최고의 명품축제로 자리매김한 것도 축제를 찾는 손님맞이(서비스)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에 있다. 내년 거제섬꽃축제는 올해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로 더 많은 손님을 유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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