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는 분명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확한 통계치가 없어서 실제로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없었습니다. 최근 전 세계 7개국에 걸쳐 총 1만3879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에서, 대상자의 12%나 되는 사람들이 실제 변비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각 지역별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람들의 변비 발병률이 유럽지역 사람의 경우보다 2배나 더 높았는데, 특히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변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비환자의 4분의 1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변비란 배변 횟수가 주 2회 이하로 적거나 매일 변을 보거나 배변 횟수가 충분하더라도 배변 시에 애를 써야 하는 경우라든지 변을 보고 싶은 욕구가 있으면서도 배변이 안 되는 경우(항문이 잘 열리지 않는 느낌), 단단한 변, 아랫배의 불쾌감, 개운치 않은 배변도 변비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변배출장애 즉 비록 매일 대변을 보더라도 변이 불완전하게 배출되어 하루에 여러 번 변을 보거나 변을 볼 때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우(10분 이상), 변을 볼 때 변의 양이 많지 않은 경우도 넓은 의미에서 변비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의 변비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성(3개월 이상)이 되면 복부 팽만감, 복통, 식용감퇴, 소화불량 등의 전신증상도 생길 수 있으며 치핵이나 치루, 치열과 같은 다른 항문 질환이나 장내 세균의 이상 증식으로 인해 대장암과 같은 치명적인 병으로 진행 될 수도 있습니다.

변비는 크게 기질적 원인의 변비와 기능성 원인의 변비로 나눌 수 있는데. 기질적 원인이란 실제 육안적으로 확인이 되는 원인 질환 때문에 생기는 변비입니다. 예를 들면 대장암이나 수술 후 장협착 등으로 장의 내부가 좁아져서 변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해 생기는 변비를 말하고 반면 기능성 원인의 변비는 육안적으로 보이는 대장이나 직장내부의 병변 없이 대장이나 항문직장의 기능 이상으로 변비가 생겼을 때를 기능성 원인에 의한 변비라 합니다. 기능성 원인에 의한 변비도 대장의 운동장애에 의한 변비(이완형 변비)와 항문직장의 기능적 폐쇄성 배출장애로 인한 변비(직장형 변비)로 분류 됩니다.

만성 변비환자에서 가장 흔한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직장형 변비(외국논문에 따르면 전체변비 환자의 50%를 차지한다고 하고, 보고자에 따라 전체 변비환자의 80-90% 된다고 주장하는 논문도 있음)는 대변이 직장까지는 잘 내려오나 직장에 걸려 더 이상 변이 배출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직장형 변비환자는 약을 먹는다고 해서 절대로 변비가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약에 의존도만 높아져서 약의 용량을 늘려야만 변을 보게 됩니다. 약을 자주 복용하다 보면 건강한 대장이 오히려 무력증에 빠지게 되어 정말 치료가 어려운 이완형 변비가 되기도 하고 어떤 약은 대장 점막을 자극 시켜 잦은 출혈로 인해 대장 흑색증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대장 흑색증은 대장암이 생기게 하는 유발인자가 되기도 합니다.

우선 만성변비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한 검사를 통해 밝혀야 합니다. 또한 변비의 유형별 원인에 따라 각각 다른 치료를 받아야만 제대로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성변비의 유형별 진단을 위한 검사로는 환자의 배변습관 패턴을 자세히 병력조사 하여 정보를 얻고 항문수지 검사나 항문경 검사와 같은 기본 검사를 통해 항문의 움직임과 직장벽의 이완여부를 관찰한 후에 대장내시경검사, 항문내압검사(항문직장의 압력을 측정하여 패쇄성 배출장애를 진단하기 위한 검사), 배변조영술(항문을 통해 변과 유사한 방사선 조영제를 넣고 변이 나오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검사)과 같은 필수검사를 시행하면 만성변비의 원인별 유형이 진단됩니다.

만성변비의 유형별 원인이 밝혀지면 대장이나 직장 항문에 동반된 다른 질환들을 면밀히 조사해서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정확한 검사 없이 무분별한 민간요법에 의존한 치료나 약물치료는 지금 당장 환자자신에게 특이한 변화는 느낄 수 없지만 무분별한 치료로 만성변비가 오래 되면 이차적인 합병증인 직장 항문 주변 신경의 손상과 직장의 변형 심지어 변실금과 같은 난치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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