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고생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어르신과 장애우를 위해 써달라며 평소 모은 용돈을 기탁한 것.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액수를 떠나 스스로 모은 용돈을 모아 나눔을 실천한 마음이 전해져 더 고마웠다”고 전했다.

입고 싶은 옷, 하고 싶은 일도 수두룩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용돈을 모아 나눔을 실천한 여고생은 해성고등학교 1학년 황유라(여ㆍ17) 학생이다.

황유라 학생의 기부는 단발성이 아닌 구체적인 나이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어렸을 적부터 계속된 선행이어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

황유라 학생의 용돈은 부모로부터 일정기간 정해진 금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가끔 친척이나 부모님께 받는 것이 전부란다.

하지만 그 어쩌다 생기는 용돈은 헛되이 쓰이지 않고 자신의 저금통에 보관했다가 일정한 금액이 마련되면 사회단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서 받은 상금 100만 원을 사회단체에 기부했던 황유라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봉사를 다니며 저금통에 모은 용돈을 기부해 왔었다.

황유라 학생은 지금도 주말이면 으레 봉사활동과 환경관련 작품(정크아트-일상생활에서 생긴 폐품이나 잡동사니를 소재로 제작하는 미술)을 만드는 데 여가를 활용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작은 예수의 집 봉사활동과 환경봉사동아리활동을, 비정기적으론 인권위원회, 환경기자활동, 각종 환경봉사대회를 찾아다니는 일도 황유라 학생의 오랜 취미 중 하나다.

황유라 학생의 특별한 취미를 처음 접한 친구들은 의아해 하는 일도 많지만, 나중엔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친구도 적잖게 생긴단다.

학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봉사활동이나 환경운동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황유라 학생의 꿈이 궁금해 물었다.

“어렸을 때에는 유엔이나 유네스코에서 활동하는 봉사자가 꿈이었지만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봉사만큼이나 단체나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꿈을 위해 더 효율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공부부터 해보고 싶어요”

황유라 학생의 꿈은 또래들이 말 할 수 있는 1차원적인 직업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또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황유라 학생에게 기부나 봉사활동은 누구에게 자랑하거나 알려지고 싶어서가 아닌 자신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일 중 하나 일뿐이란다.

봉사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느라 자칫 학업에 소홀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황유라 학생은 중학교 때까지 학생회장을, 지금은 학급 반장을 맡을 만큼 학교생활은 물론 학업에도 모범적인 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황유라 학생은 또래 고등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래 부르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아직은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마냥 좋은 17살 수줍음 많은 여고생이었다.

한 가지 특별한 것이 있다면 스스로 할 일을 찾고, 또 그 일을 개척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자립심 강한 여고생이라는 점이다.

황유라 학생은 “연예인도 좋고 노는 것도 좋지만 당장 눈앞에 있는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서 “단기적인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더 가치 있는 일을 찾아나가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 내가 가진 것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오랜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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