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이 평생 재야에 묻혀 때를 기다리며, 공부하면서 곧게 펴진 낚싯바늘로 낚시를 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강태공의 낚시는 물고기를 낚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세상(세월)을 낚으려는 것이었다. 강태공은 마침 사냥을 나왔던 주나라 문왕(太王)의 눈에 띄어 쓰러져 가던 주나라를 바로 세우는 개국공신이 되고, 이 이야기가 후대에 알려지면서 낚시하면 ‘강태공’, 강태공 하면 ‘낚시꾼’을 의미하는 말로 일컫게 됐다.

태공이라는 별칭도 문왕이 오래도록 바라던(望) 사람이라 해서 태공망(太公望), 혹은 강태공(姜太公)이라 불리게 된 것.

매년 가을이면 거제지역엔 강태공을 자처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제해역 곳곳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거제지역을 찾은 강태공들이 으레 남기고 가는 것은 거제해역 곳곳에 숨겨놓은 쓰레기더미다.
어진 인물의 대명사인 강태공은 거제 바닷가 주민들에겐 그저 골칫거리로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문왕이 오래도록 바라던(望) 사람인 태공망은 어느덧 시민들에겐 미움(怨望)받는 사람으로 또 잊고(忘) 싶은 사람의 뜻으로까지 확대되진 않을까 우려된다.

여기서 강태공의 일화 하나가 더 떠오른다. 어려웠던 시절 낚시만 하던 강태공을 버리고 떠난 강태공의 부인은 강태공이 제나라 제후가 된 뒤 고향에 금의환향하는 자리에서 옛정을 생각하여 다시 부인으로 맞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강태공은 부인에게 물 한 바가지를 떠 오라고 한 다음 물을 땅에 쏟곤 그 물을 다시 주워담으면 부인으로 맞이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고, 부인은 통곡하며 해질녘 까지 울다 고목나무에 목을 매 세상을 떠난 뒤 매미가 됐다는 이야기다.

한 번 땅에 쏟은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듯, 한번 훼손 된 자연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쓰레기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주울 수 있다.

거제를 찾는 강태공들에게 바란(望)다. 주나라를 세운 어진 태공망은 아니더라도,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태공망이 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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