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법 바른인연(19)

부처님께서 많은 경전에서 후대에 우리들에게 간절하게 당부의 말씀을 전한 것이 있다.
첫째, 독약을 조제하거나 사주를 보거나 관상을 보거나 해서 사람들의 길흉을 점치는 일은 절대 아니된다.
둘째, 별들의 운행을 연구하여 민심의 흐름을 알려하거나, 달의 모양에 의해 책력을 만들어 세상의 시사를 예언하려 해서도 아니된다.
셋째, 달력을 보고 육합을 짓거나, 수리를 배워 인간사나 행정 사무를 보는 이런 일들은 모두 다 내 제자(불교 신자)가 단연코 해서는 아니되는 행위라고 철저히 당부하셨다.

또 용수보살의 ‘대지도론’에서는 주술이나 점치고 관상을 보는 행위(사주, 철학, 역학)를 배워 사람들의 장래나 길?흉?화?복을 점쳐주는 행위를 적극 만류하고 있고, 그러한 것으로 살아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이렇게 부처님의 메시지는 분명한데, 우리들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 시점에서 분명하게 살펴봐야 하지 않겠는가? 위에 말씀들은 어쩌면 남방불교(南方佛敎)에 수행에 적합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할 것이다.남방불교에서는 아직도 북방불교인 대승불교(大乘佛敎)보다도 더 가까이 부처님에 근접한 수행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관례적으로 알고 있는 대승불교국의 수행 생활과 많이 동떨어져 부정적인 시각으로 이 말씀을 그냥 건성으로 받아들여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 반대로 우리 자신이 그만큼 그분들의 원초적인 말씀을 오늘날 우리 실정에 맞게 방법상 편리하도록 고쳐 쓰고 있다는 것을 송구스럽게 인정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향하고 있는 통상적인 제반불교는 거의 다 당나라 때의 백장스님(기원전 720~814년)이 인도의 계율관을 중국 형편에 맞게 고치고 만들어진 청규들이다.
즉, 부처님의 말씀들을 북방의 환경과 토양에 맞도록 새롭게 제정한 것이므로, 이 청규를 기준으로 삼아 성인의 말씀을 부정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백장스님의 말씀 중에 “하루 동안 노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 밥을 먹어서는 안된다(一日不作 一日不食)”는 유명한 어록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 노동이란 뜻이 이의 입장에서 육체적인 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당연히 육체적인 노동으로 자기 것 정도는 해결해야 한다는 뜻도 우선시 되지만, 그러나 수행자에게는 바른 정진, 참 수행 그 자체가 바로 최고의 일거리인 정신적인 노동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하루 동안 정진하지 않으면 하루 동안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우리는 그 말씀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큰 스님의 뜻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주와 관상을 보고 한 사람의 길흉화복을 점친다는 것은 실로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타르타 태자가 출생하였을 때, 그의 부왕이 관상가를 불러 태자의 미래를 점쳐줄 것을 명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 대단한 아시타의 예언대로 후일 태자는 왕의 지위를 버리고 부처가 된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 분은 모든 경(經)에서 관상, 점(사주, 철학, 역학)을 쳐서 남의 길흉화복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잘라 말씀하셨다.

어쨌거나 지금 수많은 불교인들이 불상을 모시고 남의 인생을 점쳐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결 같이 부처님 제자라고 하고 있다. ‘제법집요경’ 등에서 역법과 천문을 연구한다든가, 점치는 일 따위를 행하면 이는 이름뿐인 승려라 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불상 없이 점을 치는 사람은 그래도 양심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업(業)의 소생으로 왔다가 업(業)의 유산만 남겨놓고 간다고 한다.

지금 세상살이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몇 가지 되지 않던 직업도 이제는 수천 종을 넘어서서 삶의 방법과 방향이 옛날과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점의 삶을 수천년의 고문서에다 짜맞출 필요는 없다. 이미 수십년을 산 사람은 수십년 전의 또 다른 과거 업이 형성되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 꼭 태어나기 전의 과거만 과거인가? 그러므로 불상을 모신 이들은 불제자답게 법을 공부하고 실천 수행을 통해서 중생들이 과거의 낡은 업을 버리고 새로운 선업을 짓도록 가르쳐 주고 인도해 주어야 한다.결코 그들의 과거의 업에다 그들의 인생을 묶어 두려고 해서는 안된다. 만약 그러한 이가 있다면 그는 엄청난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잡아함경’에서 법 공부를 하지 않고 점장이가 되어 많은 사람을 그릇되게 유혹하여 재물을 구한다면, 그 죄로 말미암아 지옥 속에서 한 없는 고통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도 그 여죄로 인해 악업의 몸을 받고 태어나 계속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신 말씀만 보아도 그 폐단은 매우 심각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는가?

해마다 삼재(三災)가 들었다고 아우성이다. 그로 인해 그 재앙을 피해갈 방도를 찾느라고 야단법석이다. 그리고 그 액땜과 재난을 피하고자 연중 삼재불공, 삼재풀이, 삼재기도를 올려준다고 시끌벅적하다. 그렇게 삼재가 들었다고 해서 애꿎은 사람들의 입던 속옷을 액난, 액땜, 방편이라 해서 절집에서 태우고 있다.소납이 있는 연등사에도 가끔 낯선 불자들이 와서는 “삼재가 들었으니 어쩌니”하면서 불안해 하는 이들이 지금도 종종 찾아온다. 그때마다 경전과 불교사전을 펴 보여주면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삼재의 의미를 읽게 하고, “겁먹지 말고 불자라면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알려주며 돌려보낸다. “부적 쓸 일 있으면 그 돈으로 불우이웃 돕기에 쓰게 되면 복 받을겁니다”라고 말해주고 있다.

인간에게 삼재가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지난 생의 업으로 인한 ‘평상재’가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극구 만류하신 것으로 이 업을 녹여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업만 더 키울 뿐이다.또한,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대학진학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수능 고득점 및 합격 발원 기도를 하고 있다. 합격 발원문에 수험생 사진까지 붙여서 부처님 전에 들이밀고 있으니 한심하다. 소위 S대를 비롯해 모든 대학은 성적순으로 가는 것이지, 대 성인과는 아무 상간이 없다. 다만, 가르침을 통하여 수동에서 능동으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인간을 변화시키고자 함이다. 우리 모두는 부처님의 바른 정법의 가르침을 통하여 깨어나고 실천하자!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