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대책위 구성…각계에 문제점 알려
‘상생 방안 없을시 큰 저항 직면할 것’ 경고

거제면 옥산리 계룡산 자락에서 수년째 공사가 한창인 18홀 규모의 ‘다원대중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토사유출로 인한 소류지 오염 등 각종 피해가 눈에 보이는데도 시행사 측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시청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고, 앞서 주민피해대책위도 구성됐다. ‘거제옥산골프장 주민피해대책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창룡(47)씨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주민과의 상생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집단민원과 관련해 24일 열린 시의회 간담회에 참석하고 나온 천 위원장을 만났다.

“옥산골프장 공사가 수년전부터 시작되면서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주민 반발이 있었습니다. 거제시도 중재에 나서기로 했으나 유야무야 됐지요. 공사로 인한 피해는 명약관화합니다. 주민들의 위기감이 커요.”

거제면 옥산마을이 고향인 천 위원장은 생업에 바쁨에도 대책위원장이란 총대를 멨다. 옥산마을 뿐 아니라 화원마을 등 거제면 4개 마을과 거제면 어촌계(계장 하거호)와도 연대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구성된 대책위는 200여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9월에는 거제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 국회 등 각계에 진정서를 보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도 공조하기로 했다.

골프장 공사와 관련해 천 위원장이 꼽는 피해상황은 몇 가지 있다. 지하수 고갈 문제, 토사 등으로 인한 소류지 오염, 식수원 공급 난항 등이라고 했다.

“한 두해 진행된 공사가 아닌데, 시행사나 거제시, 시의회가 너무 무성의하지 않았나 싶어요. 작년에도 민원과 관련해 적극 중재와 간담회 개최를 거제시가 약속했지만, 인사이동 등으로 담당자는 바뀌고, 약속이행은 온데간데 없었던 것이죠.”

행정과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이 아쉽다는 그는 현재의 골프장 부지는 적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명산 계룡산 자락이 파헤쳐진데 대한 아쉬움이다. 주민대책위의 각계 진정과 집회, 민원 접수 등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거제시와 의회도 이제사 문제점을 인식한 것인지 24일 간담회가 마련됐다.

“민원 제기에 대한 시행사의 회신은 그랬습니다. 지하수 고갈 우려 등에 대해 법적 하자가 없다는 투였고, 피해보상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약정 요구에 대해서도 피해가 없으니 논의할 바가 아니라고 일축하더군요.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시행사 회신에는 다만 토사유입으로 인한 소류지 오염에 대해 민원해결 차원에서 추후 준설 조치할 것이란 내용이 있다. 천 위원장은 공사과정의 토사가 넘쳐 흘러 소류지가 오염된 게 확연히 드러나는데도 피해보상 등에 대해 논의할 바가 없다는 시행사 측의 대응은 문제가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특히 환경피해와 관련해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환경부에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할 참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의 공조도 다져가고 있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합리적이고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상생 방안입니다. 공사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는 지하수 2개공을 굴착한다고 주민들에게 얘기해 놓고선 실제 7개공을 굴착했던데,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거기다 피해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데 말이죠.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태도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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