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기획
‘서민의 발’ 시내버스 어디쯤 가고 있나1921년 소형차 1대서 출발…한국전쟁·산업화 거쳐 성장
현재 ‘일반·순환·공영·저상버스’ 등 92대 34개 노선 누벼

기획 연재 : 대중교통 활성화

글 싣는 순서
① ‘서민의 발’ 시내버스 어디쯤 가고 있나
② 시내버스 타고 거제 한 바퀴 돌아보니
③ 대중교통 활성화 해법은 없나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는 ‘서민의 발’로 불린다. 돈을 내고 타는 차 중에선 값싸고, 기본이 되는 수단이다. 일정한 지역을 두루 돌며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태워 나른다. 요즘처럼 자가용이 보편화하지 않았던 시절엔 시내버스의 가치가 빛을 발했다. 출퇴근, 등하교, 장보기 등 걸어서 다니기 힘든 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다. 지금은 ‘그때 그 시절’과 많이 달라졌다. 토큰과 회수권은 교통카드에 자리를 내줬고, “오라이~!”를 외치던 여차장도 자취를 감췄다. 승용차만 7만 대를 훌쩍 넘은 이 시기 ‘거제시민의 발’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거제 버스의 발자취
거제시지(巨濟市誌)를 보면 일본인 다케나가(武永)가 1921년 일본에서 소형 자동차 1대를 들여와 영업한 게 지역 버스의 시발(始發)이다. 이 차를 거제면 장경조 씨가 사서 운행하다가 1943년 차를 포함한 운행권을 경남여객회사에 팔았다. 경남여객은 해방 후 극심한 반일(反日) 감정으로 파괴돼 운행이 중단됐고, 그 후 트럭을 고쳐 만든 차량 1대가 겨우 육상교통의 맥을 이어나갔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국전쟁 일어나 포로수용소가 설치됐고, 1·4 후퇴로 이북에서 10만 명이 넘는 피난민이 내려와 갑자기 불어난 인구로 육상교통의 필요성이 절실해진다. 피난민 가운데 차량 개조와 정비 기술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연초 삼거리 근방에서 트럭을 고쳐 버스 3대를 조립했다.

연초에서 만든 버스를 1954년에 김종득 씨가 인수해 ‘거제여객’을 세운다. 거제여객은 버스 1대를 더 들여와 4대로 운영했는데, 당시 버스는 20여 명이 탈 수 있는 규모였다. 군용 트럭을 뼈대로 만든 탓에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자주 고장이 났다. 그때 노선은 장승포에서 거제를 거쳐 성포까지 1대가 운행했고, 장승포~연초~고현~성포 노선에 3대가 다녔다.

이어 경남여객이 부활한다. 1953년 7월 27일 휴전으로 피난민들이 부산, 서울 등지로 살길을 찾아 떠나 인구가 줄자 경남여객은 사무실을 진주로 옮겼고, 거제여객이 운행을 독점했다. 그러다가 밀양에 본사를 둔 천일여객이 들어온다. 거제여객 4대, 천일여객 2대, 경남여객 2대가 1960년대 초까지 경쟁을 했다.

그즈음 지역 내 일반차량은 거제군수 지프 1대, 거제경찰서장 지프 1대, 보건소 차량 1대, 거제군 공보영화차 1대 등 4대가 전부였다고 한다. 당시 군수 월급이 1만 3000원이었는데, 버스 기사 월급이 이보다 많은 1만 5000원 정도였다니 지금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1963년부터 거제면을 기점으로 거제~사등~성포~고현 구간에 새로운 승합차를 세일교통에서 운행했다. 정원 25명 정도의 마이크로버스였다. 1971년 12월에 견암여객, 거제여객이 경원여객에 흡수·통합됐고 경원여객, 동남교통, 삼화여객, 세일교통이 거제 교통의 혁신을 이루게 된다.

안팎 성장에도 아직 미완성
일제강점기 소형차 1대로 출발한 거제 시내버스는 한국전쟁(1950년 6월 25일~1953년 7월 27일)이란 격변기를 거치며 기틀을 갖추기 시작했고, 1970년대 들어 옥포와 장평에 조선소가 세워지면서 본격화 단계로 접어든다.

거제시에 따르면 올 4월 현재 시내버스 운행은 삼화여객과 세일교통 등 2개 업체에서 맡고 있는데, 버스 92대(업체별 46대)가 34개 노선(77계통)을 누비고 있다. 일반버스가 52대로 가장 많고 순환버스 20대, 공영·저상버스 각 10대 등이다.

시내버스가 거제에 처음 등장한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하루 이용객 수는 약 2만 8000여 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노선 조정, 버스 증차, 교통카드 및 도심 순환버스 도입,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운행, BIS·환승 체계 구축 등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현↔능포 구간 등 일부 노선을 빼고는 대부분이 ‘돈 안 되는(비수익) 노선’에 속한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조선 산업 덕에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손수 운전자(오너드라이버)’가 늘었고, 자연히 시내버스를 탈 기회가 줄어든 탓이다. 승용차가 없는 시민이나 면 지역 노년층, 청소년들이 시내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자동차 등록현황을 보면 이 같은 추세가 그대로 드러난다. 승용차 대수는 지난 1995년 2만 대를 갓 넘긴 수준에서 최근에는 7만 4000여 대(7월 말 기준)로 불어났다. 한 집에 거의 자동차 한 대씩 보유(가구당 0.98대)하고 있는 셈이어서 대중교통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떠안고 있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 업체는 업체대로 고민(승객·수익 감소 등)이 쌓이고, 행정은 늘어나는 보조금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시는 지난해 시내버스 업체 두 곳에 3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했다. 앞서 2010년엔 12억 원 그 이듬해 22억 원 등 해마다 지원금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농복합지라는 도시 구조적 한계와 현실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예산 지원은 줄이고, 업체 수익은 늘리고, 시민 이용 편익은 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이동열 조행성 기자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동열 조행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거제시민 2013-09-20 13:04:02

    우리 거제시를 보면 아파트에 대부분 자체 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버스가 웬만한 곳은 다 돌더군요. 그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자체 아파트 버스를 이용하니 그만큼 업체 수익은 줄고 또한 거제시에서 버스회사에 예산지원금은 많아집니다.
    아파트 버스 없애버리던지, 아님 버스 운행이 많은 가까운 정류소까지만 운행하는건 어떻나 싶습니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