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반납, 날마다 피해현장 방제 ‘구슬땀’
보험 가입·치어 방류 등 제도적 보완 판단

사상최악의 적조 피해가 남해안을 강타하고 있다. 피해규모는 역대 최고 수치다. 14일 현재 떼죽음한 도내 양식어류만 20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주로 통영지역 양식장에 집중돼 있지만 거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민은 물론이고 거제시 어업진흥과 공무원들도 피해현장을 날마다 돌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거제시 어업진흥과 양식산업담당 양성대 계장의 표정도 자못 긴장해 있었다.

“거제지역은 지난 4년간 피해가 없었어요. 이렇게 급속하게 적조가 나타나고 곧바로 피해가 나타나기는 올해가 처음입니다.”

양성대 계장에 따르면 지난 7월18일 적조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자 마자 19일부터 피해가 발생했다. 거제지역 양식장에서 38만 마리가 떼죽음했다. 시기도 빠르고 피해도 즉각적이었다. 22일 적조경보가 발령되면서 피해 규모는 급속도로 불기 시작했단다. 12일 현재까지 거제지역 피해규모는 114만 마리로 집계됐다고 했다.

“통상 적조가 발생하는 시기는 수온이 가장 높아지는 8월 중순쯤이었지요. 한 달 앞당겨진 셈입니다. 주로 전남 여수 지역에서 적조가 먼저 발생했고 보름쯤이 지나면 거제까지 확산되는 추세였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기후변화가 적조 양상까지 바꾼 것 같다고 걱정했다. 수온이 비교적 낮아지는 날에도 아랑곳없이 거제 바다가 적조로 물들고 있단다.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이라는 것. 지난달 말부터 적조 비상이 걸린 이래 양 계장 등 어업진흥과 공무원들도 폭염 속에 현장을 도느라 기진맥진이다. 휴가까지 반납하고 황토 살포 등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자와 만나는 날에도 현장을 돌고 사무실에 오후 늦게 복귀한 양 계장의 팔에는 ‘쿨 토시’가 씌워져 있었다.

“현재 황토 살포 선단을 계속 가동중입니다. 일운면 구조라, 남부면 저구, 동부면 가배, 둔덕만에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요. 선단은 바지선과 예인선으로 구성되는데 바지선 위에 황토를 살포하는 포크레인이 승선돼 있지요. 9월까지 지속될 것 같아서 걱정이 큽니다.”

적조 피해가 계속되면서 차라리 양식 어류를 방류하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데 낮은 보상가 때문에 어민들도 망설이는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 양 계장은 그럴 수 밖에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다 자란 성어가 대다수인데, ‘치어’만 방류할 수 있고 보상가는 턱 없이 낮기 때문이다. 돔은 마리당 410원, 우럭은 402원에 불과하단다. 이마저도 기준가의 70%만 정부가 지원해 적정한 보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11일까지 방류 신청을 한 어가도 극소수다. 거제는 어가 14곳 중 2곳에 불과하고 5만 마리가 방류됐다. 피해가 가장 심한 통영지역도 5곳에 그치고 있다.

“적조 양상은 달라졌고.. 달라진 양상에 걸맞은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헐값 방류’에 그친다면 어민들 입장에선 거리낄 수 밖에 없지요.”

양 계장은 이와 함께 적조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는 보험 가입도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정부 지원분이 70%선인데, 80%까지 상향하는 등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조처가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마저도 전체 가입률은 10%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워낙 사상최악의 피해가 발생하다보니 걱정이 큽니다만, 어쨌든 올 적조가 사라질 때까지 방제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길 바랄 뿐입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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