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한두 번 설사증세를 겪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차가운 마실거리를 섭취하거나, 심하게 냉방으로 인해 대장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밤늦게 마시는 술이나 음식도 대장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더운 날씨로 인해 부패하거나 불결한 음식물을 섭취할 위험도 높아진다.

배가 아플 경우에는 어떻게 아픈지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언제부터 배의 어느 부분이 아픈지, 둔한 통증인지 찌르는 듯한 통증인지, 식사를 하면 더 아픈지 덜 아픈지, 아픈 부위가 옮겨다니지는 않는지 등을 알아두면 나중에 진찰을 받을 때 도움이 된다. 소화가 되지 않아 더부룩하면서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나면서 배가 사르르 아픈 경우는 단순한 소화불량이거나 가벼운 장염인 경우가 많다. 열이 나지만 않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한 끼 정도 굶으면서 속을 비우면 속이 편해지기도 한다. 기운이 없다고 억지로 음식을 먹으면 도리어 복통이 오래갈 수 있다. 시험을 앞둔 학생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이 배가 끓듯이 아프고 설사와 변비가 자주 반복된다면 과민성대장증세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도 식사를 하거나 음료수를 먹으면 복통이 계속되기 때문에 속을 비우는 것이 좋으며, 회복된 뒤에는 적당한 휴식과 함께 적절한 기분전환을 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평소에 명치 아래가 끊어지듯이 아픈 적이 많으며 예전에 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면 만성 위염인 경우가 흔하다.

이와는 달리, 갑자기 배가 아프고, 배꼽 주위나 배꼽 오른쪽 아래 부위를 누를 때 통증이 더 심해지면 맹장의 염증일 수 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자궁이나 난소의 문제로 인해 복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새벽이나 식전에 칼로 긁듯이 아프고, 식사를 하면 통증이 줄어든다면 궤양질환인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복통을 유발하는 이유는 담석, 장의 유착 등 여러 가지가 더 있지만, 오늘의 주제는 무더위와 관련된 장 건강 문제이므로 세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복통과 흔히 동반되는 증상은 설사이다. 설사 증세가 있을 때 흔히 잘못 대처하기 쉬운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설사를 멈추는 것이 최고라 하여 지사제를 함부로 먹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속을 비워야 한다고 하여 물조차 마시지 않고 아예 굶어 버리는 것이다. 설사는 그 자체로 괴로운 것이긴 하지만, 몸에 해로운 독소를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설사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설사로 인해 몸 속에 있어야 할 물과 전해질 성분이 부족해 지는 것이 문제이다. 이것을 탈수현상이라고 하는데, 어른보다도 몸집이 작은 어린 아이들에게 특히 문제가 된다. 어린 아이들은 설사를 조금만 오래 해도 빠져나간 물이 몸에 있는 전체 수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므로, 전해질 용액을 마시게 하거나 주사를 통해 수액을 보충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장염환자 비율이 70% 이상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다. 비가 많이 내려 고온 다습한 환경이 되면 세균이 활발하게 증식하기 때문에 위와 장에 감염이 일어나는 경우도 늘어난다. 장염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대장에 흔하고 소장에도 염증이 올 수 있다. 장염의 주 증상은 설사와 복통이지만, 위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구토나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장염 증상이 있게 되면 물을 반드시 끓여서 마시도록 한다. 설사가 어느 정도 좋아지면 미음부터 시작해서 죽, 된장국 등으로 장의 회복 속도에 맞추어 음식을 조절해야 하며, 당분간은 과일, 채소, 회 등의 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설사나 복통, 변비 등 유형별로 증상의 경중, 정기의 허실과 체질을 고려하여 치료를 시행하기 때문에, 침, 뜸, 한약과 같은 한의약 치료를 받게 되면 오래지 않아 증상이 없어지고 장의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어 재발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요즘에는 약침을 함께 시술하여 무기력한 장 증세를 개선하는데 빠른 효과를 내기도 한다. 대장 기능을 회복하는 산삼약침과 여성의 경우 자하거 약침, 지나치게 냉증이 심할 경우에는 봉약침 등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예방이다. 청결한 음식물 보관과 손 씻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