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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허한 마음으로 살라- 바른정법, 바른인연(17)
▲ 도안스님 /연등사 주지

땅을 디디고 서서 하늘을 한없이 바라본다.
수없이 많은 별들의 속삭임.
대지위의 무한한 나무들의 속삭임.
서로 무엇을 말할까?
그들은 사람들에게 느긋한 할아버지가 철없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런 눈빛인 것만 많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나무는 속삭인다.“부지런히 노력을 하면서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라고...
그러다 보면 이렇게 나처럼 수십 사람이 와서 내 그늘에서 편히 쉴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쓰일 수 있는 재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대들보감도 있고, 기둥이 되는 것도 있고, 서까래감도 있지만 서로가 다투지 않노라. 대들보가 제일 잘난 것 같지만, 서까래가 없으면 집을 이룰 수 없고, 또 서까래가 없으면 대들보가 될 수 있는 나무도 쓸 수가 없는 물건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당신들은 우리를 보고 아! 그 산이 아름답다. 나무들이 무성하다 하면서 우리를 찾아오지 않느냐...
당신들도 우리처럼 세상을 살라. 겸허한 마음으로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잘난 것 같은 사람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항상 헐떡거리고, 슬퍼하고, 원망하고, 노력의 대가만큼이 아닌 우연한 기회에 그냥 얻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것이 오늘날 우리들이 아닌가?
알맹이가 가득 영근 나 자신보다 월등한 허세 속에서 자신을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진리를 찾아 여기저기 쫓아다닌다.
좀 더 나은 것이 없는가? 좀 더 멋진 것이 없는가?
무언가 힘들이지 않고 근사한 것이 없는가?
그러나 그것이 있다 하여도 그것은 내 것일 수 없다. 그것을 얻기 위하여 힘차게 먼저 뛰어온 자의 것이다.

우리는 ‘나 만은’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 ‘나 만은’이라는 특별히 배려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어찌 진리가 존재하겠는가?
뛰고, 뛰고, 뛰어라.
노력하지 않는 가운데 행운이 온다 하여도 그것은 반드시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지난 세상에 어느 날엔가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을 잠시 받을 뿐이다.
옛 우화 속 얘기를 하고자 한다.
땅 속에 사는 두더지 한 마리가 과년한 딸을 두게 되었다.
두더지는 딸에게 좋은 신랑감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같은 두더지하고는 혼인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세상에서 가장 잘난 신랑감을 구하던 중, 가장 높은 해를 쳐다보고는 가장 적합한 신랑 같아서 해에게 청혼을 하였다.

청혼을 받은 해는 기가 막혀서 웃을 수 조차 없었으나, 거절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말하기를 “내가 아무리 찬란해도 구름이 나를 가리면 나는 어쩔 수 없으니 나보다 더 잘난 구름에게 청혼하라”고 하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던 두더지는 구름에게 청혼을 했다. 기가 막힌 구름은 말하기를 “나보다 더 높은 것은 바람이니 바람이 불면 나는 흩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니 두더지가 이번에는 바람에게 청혼을 했다.
바람이 말하기를 “내가 아무리 기운이 세다 해도 큰 나무를 어쩔 수 없으니 나무에게 청혼하라” 고 하였다.

나무가 말하기를 “내가 아무리 서 있으려 해도 두더지가 내 뿌리를 파 버리면 나는 언제든지 쓰러지고 만다. 그러니 나 보다 더 힘이 센 것은 두더지이다”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두더지는 딸의 신랑감은 역시 두더지 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두더지와 혼인을 했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가식과 감추는 수많은 껍질을 두르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모든 것이 나를 지켜주는 것 같고, 그로 인하여 바로 내가 그렇게 되는 것처럼 생각하나 자기가 서 있는 곳에 자신이 서 있는 것이다.
선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을 옮기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우리 자신은 항상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허덕일 수 밖에 없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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