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소식에 많은 시민들이 안타까워했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건만, 크고 작은 사고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통계를 보면 2011년 한 해 우리 거제지역에서 발생된 교통사고 건수가 3,223건이다. 우리 거제 지역에서만도 하루에 9건이나 되는 교통사고가 발생되고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시에 등록된 자동차수는 해마다 급속히 증가되어, 2011년 말 현재 84,200대에 이르고 있다. 2011년 말 기준 거제시 인구가 232,787명임을 감안하면 인구 2.8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자동차 수가 많으면 사고 건수도 어느 정도 같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교통사고가 발생되면 사고로 인해 파손된 차량이나 물품을 수리하고, 혹여 사고 당사자들이나 차량에 동승했던 사람들이 다친 곳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이런 치료비나 수리비를 지급하기 위하여 우리는 미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다. 사고로 다친 사람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보험회사에서는 그 의료기관에 해당 환자의 진료비를 대신 지불하겠다는 서류를 보낸다.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되거나 완전히 종결되면 의료기관에서 보험회사 쪽으로 진료비 청구서를 보내고, 보험회사에서 이를 심사하여 진료비를 지불하는 식으로 업무가 처리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다음 달 1일, 그러니까 7월 1일부터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라는 곳에서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각각의 보험사에서 자체적으로 심사를 해 왔다. 그러다 보니 보험회사마다 심사하는 기준이 제각각이고, 심지어 같은 보험회사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진료비를 인정해 주는 기준이 다른 등, 의료기관과 보험사간에 진료비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0년 7월 통합 건강보험제도가 출범하면서 설립된 기구로, 건강보험을 적용해서 진료한 내용에 대해 진료비를 심사하고, 진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를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간 심사와 평가 업무의 전문성을 인정받아서 건강보험 진료비 이외에도 공무원의 공상이나 의료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도 심사를 위탁받았는데, 다음 달부터는 자동차보험 진료비까지도 심사를 위탁받게 된 것이다.

혹여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위탁받는 것이 무슨 대수라고 이렇게 장광설을 늘어놓느냐고 하실 독자도 계시리라. 심사 위탁이 뜻하는 것은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와 자동차보험 진료 데이터가 한 곳에서 모두 관리, 분석된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회사의 보상 담당 직원들이 합의를 종용하면서, ‘치료가 길어지면 합의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중에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합의금이 별로 없어지게 된다’고 말하거나, 심지어는 ‘우리가 제시하는 보상금으로 종결하시고 만약 아프시면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으면 됩니다’라고 대놓고 말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겪게 된다. 그러나 이 말대로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자동차 사고나 폭행 등에 의한 상해 등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를 받다가 합의를 하고 건강보험을 적용해서 연속된 치료를 할 경우, 자칫 건강보험 적용시켰던 진료비를 모두 환수 당하게 된다. 이 금액은 경우에 따라서 자동차보험사에서 합의금조로 받은 금액을 훨씬 넘어설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미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합의를 한 마당에, 자동차보험사에서 이를 다시 처리해 줄 리는 만무하다.

자동차사고로 인한 진료비는 자동차보험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몫이다. 이를 건강보험 쪽으로 떠넘기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이번 심사위탁을 계기로,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역할이 명확히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험사와의 합의는 충분히 치료가 이루어진 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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