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시론
풍력발전을 바라보는 불편한 진실지찬혁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지난 5월 8일 거제시는 한국남동발전, 거제풍력발전, 김한표 국회의원 등과 함께 거제 옥녀봉 일대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고자 MOU를 체결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한다. 총 40MW 규모로 풍력발전기 20대를 산 위에 설치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강원도 산양목장이 십여 년 전 1,600억 원을 들여 96MW 규모로 총 49기의 풍력발전기를 목장부지에 조성한 것이 현재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이고 현재까지 국내 풍력발전시설이 490MW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거제풍력단지는 전체 시설의 1/10 가까이 될 정도로 대단한 사업이다.

풍력발전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는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어 환경단체 입장에서 보더라도 두 손 들고 환영해야 할 판인데, 실상 환경운동가로서 보는 거제도의 풍력발전은 환영하기엔 너무나 잃을 게 많은 사업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풍력발전기와 부대시설들이 설치될 공간이 산이기 때문이다. 산바람을 이용해서 풍력발전을 하겠다는 계획이니 바람이 일정하게 부는 산자락을 끼고 연이어 발전기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훼손될 산림자원과 산지훼손으로 인한 재난가능성, 경관훼손 등 잃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보인다.

과거 강원풍력발전의 성공 이후 2000년 중반 오대산을 대상으로 한 풍력발전사업의 추진을 위해 자연공원 내 초지조성을 허용하는 법개정이 문제가 된 바 있었다. 산양목장처럼 애초 초지였던 곳과 달리 오대산은 수려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던 곳인데, 이곳에 풍력발전이 들어설 수 있도록 숲을 초지로 변경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려는 취지였다. 환경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대거 반대했고, 그 취지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숲을 훼손하는 것은 정당한 수단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숲은 단순히 나무를 비롯한 임산자원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란 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숲에서 마시는 맑은 공기며, 오래된 숲의 흙, 건강한 숲이 제공하는 재난예방기능과 생물서식지, 휴양기능 등 자연과 인간이 나누는 다양한 가치와 기능을 숲이 가진 공익적 가치가 숲에 있다. 특히 거제의 숲은 거제의 수많은 실핏줄같은 하천으로 흐르는 물을 저장하고 있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남방계 식물의 보고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이런 가치들을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만 있다면, 풍력발전으로 인한 경제적 수익 이외에도 산림의 가치를 증명하는 길은 많을 것이다.

현재 거제풍력발전단지는 지난 1년 간 풍속을 조사하는 아주 기초적인 조사가 겨우 끝난 수준으로 보인다. 숲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조사는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이니 더 이상 늦기 전에 건강한 숲을 보전하는 것이 좋으리라 본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추려면 거제의 공공시설을 이용한 태양광발전이나 지열발전 등 다양한 대안들이 존재하니 굳이 풍력을 고집한 게재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거제풍력발전단지가 지역의 기술축적과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과연 얼마인지 질문해 본다면 굳이 거제의 수려한 산을 망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거제지역 조선소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풍력발전기 제작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 현재까지 국내의 바람크기에 맞춘 풍력발전기는 전량 유럽에서 수입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풍력발전사업의 현 주소이기 때문이다. 제어기술도 전부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풍력발전을 뜯어보면, 결국 해외에서 재료와 기술을 수입해 우리의 자연을 훼손하는 기존의 발전소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된다면 풍력발전기 가동으로 인한 소음민원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아주동, 지세포 등지의 집단주거지 위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생각보다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외지에서 거제의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생길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외지인들에게 물어보지 않은 이상 그마저도 경관적으로 아름다운 거제의 산을 망치는 결과만 초래할 수도 있으니 관광 차원에서도 재고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거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정기 후원은 새거제신문의 신속 정확한 뉴스 및 정보 제공에 큰 힘이 됩니다!

후원하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