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수용소유적공원내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 주장이 법정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소송 항소심에서도 ‘철거는 안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와서다. 1심과 같은 판결인데 대법원에서 뒤집힐지 미지수다.

부산고등법원 제1행정부(부장판사 진성철)는 지난 16일, 사단법인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거제시장을 상대로 낸 ‘동상 철거 명령 및 철거대집행 계고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원고 승소 판결했다.

거제시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했고, 부산고법은 16일 거제시의 항소를 기각한 것.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거제시는 철거명령 처분을 취소하라”며 기념사업회 손을 들어줬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기념사업회가 동상 설치를 위한 인·허가 신청 이외에 문화재 영향 검토를 신청할 의무가 없다”며 “동상 설치 인가를 위해서는 거제시가 문화재 영향검토를 해야 했는데 누락된 채 이뤄진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거제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철거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항소심 심리가 진행중인 지난 1월 “김백일은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해 발표한 인물”이라며 “항일무장대 토벌과 민간인에 대한 탄압 등 일본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구체적 내용을 꼭 참조해 달라”고 법원에 탄원했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한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원고 측인 흥남철수기념사업회는 즉각 환영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기념사업회 경남지역 방덕수 회장은 “정당한 판결이다. 시장이 허가를 해놓고 시민들이 친일로 철거하라고 하니 다시 철거하라는 것은 이유 없다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동상은 철거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거제개혁시민연대 류금렬 부대표는 재판에 대해 “친일반민족 행위자 김백일 동상을 지켜볼 수 없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법원까지 가야 한다. 거제시가 상고할 거라 믿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지난 2011년 5월,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과정에서 미군을 설득해 피란민 10만 명을 승선시킨 공을 기린다며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거제시 승인을 받아 김백일 동상을 세웠다.

다만,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경남도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 안에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형상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도 거제시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 경남도가 철거명령을 내렸고 거제시도 철거 행정대집행을 예고해 2011년 8월 기념사업회 측이 거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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