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 모녀 교통사고’는 결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비극이다. 순간의 방심이든 안전불감증이든, 기본을 망각한 게 비극의 원인이었다. 다행히 전국적으로 이 안타까운 비극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속속 답지하고 있음은, 벼랑 끝에 내몰린 한 가정의 슬픔을 공감하는 사회의 이타심이 유효하다는 징표다.

남겨진 남편과 딸 셋이 살아가야 할 길이 아직은 가파르다. 거제시사회복지협의회를 주축으로 시민, 기업, 기관단체들이 앞다퉈 그들을 위로하고 성금을 전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유족들의 생계는 당분간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초점은 지속성과 세심한 배려다. 생계도 중요하지만 전문성을 담보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언론의 과열된 취재경쟁이 유족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안긴건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평생의 배우자를 억울하게 잃었고, 따스한 엄마의 품을 빼앗겼다. 유족들의 심리적 고통이 어떨지는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염려된다.

유족의 상처를 치유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린다. 다시 그들이 건강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지역사회가 골몰해야 한다. 지역사회 안전망의 문제다. 서두르되 넘쳐서도 안된다. 우리사회는 피해자를 나름 돕는다면서도, 피해자의 마음을 은근히 다치게 하는, 본의 아닌 실수도 왕왕 빚어왔다. 그런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으론, 사고 이후 벌어지는 풍경이 촌극에 가깝다. 단속도 능사는 아니다. 거제시나 경찰의 발빠른 교통정책 수립은 기본이 돼야 하지만, 행정만을 탓하는 것도 그리 온당하지만은 않다. 사고 유발 가능성을 지닌 이들에게 ‘쇠귀에 경읽기’가 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결국은 사람의 문제다.

지금도 지역내 신호위반 다발 구간에선 빨간불이 들어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공사차량이 더러 눈에 띈다. 업계의 지속적인 자정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계도도 중요하나 기본으로 돌아가는 의식변화가 급선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