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선 "구직자 임금의 4%내야"…현실선 "10% 통째 구직자 부담"
인력소개업계 "간식비 등 포함, 구인자가 낸 셈" 일용직 실태파악 등 제도 시급

흔히 ‘인력소’라 불리는 유료직업소개소의 소개요금을 두고 임금의 10%인지, 아니면 4%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소개소가 ‘먼저’ 구직자에게 10%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위반행위임을 고용노동부는 알리고 있다.

법이 말하는 소개요금(소개비)
‘직업안정법’에서 유료직업소개사업은 ‘사업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및 구청장에게 등록해야 하고, 구직자로부터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 ‘요금’ 외의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요금은 소개비를 말하는 것으로 고용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고용기간에 지급하기로 한 임금의 100분의 4(4%) 이하를, 고용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3개월간 지급하기로 한 임금의 100분의 4 이하를 소개소는 구직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거제지역 일용직 근로자의 일당은 대게 9만 원에서 시작한다. 이럴 때 구직자는 10%인 9000원을 소개비 명목으로 소개소에 내는데, 원래는 4%인 3600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즉 6%인 5400원을 떼인 셈이다.

업계의 소개비 계산법
반면 업계에선 셈을 달리하고 있다. 사단법인 ‘전국고용서비스협회’ 거제시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구직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개요금은 구인자에게만 징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구직자가 내고 있던 10%는 사실 구인자가 내는 소개요금이라는 것.

직업안정법에서는 구인자도 유료직업소개소에 소개요금을 내야 하는데 3개월 미만이면 고용기간 중 지급하기로 한 임금의 20% 이하, 건설 일용은 10% 이하다.

이 관계자는 “구직자가 낸 소개비 1만 원에는 구인자가 부담한 간식비, 식사비 등이 포함되므로 구인자가 낸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소장(소개소 업주)들이 일용직근로자들에게 미리 설명한 뒤 일을 소개하므로 이로 인한 갈등도 별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고용서비스협회 측에서는 구직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구직자에 대한 소개요금 징수 철폐’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공고했으나 시행되진 않았다.

이 관계자는 “건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회 소속 소개소를 대상으로 매월 1회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거의 알지 못하고 나쁘게만 보고 있어 아쉽다”고 했다.

일용근로자 처우 개선, 행정이 나서야
한편 시는 이 같은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고민이 필요하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유료직업소개사업 등록을 신고할 때 시 직원이 사업자에게 요금 고시를 안내하고 있으나 잘 지켜지는지까지는 확인할 도리가 없다”며 “거제지역에 등록된 직업소개소가 95곳이나 있고, 거의 매일 개·폐업 신청이 접수될 정도로 인력시장이 불안정해 감시·감독에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또 “10% 소개비는 전국적인 관행이라 쉽게 고치기 어려울뿐더러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어서 행정 개입을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운 것은 일용직 근로자에 관한 자료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시는 매년 지역 내 직업소개소 이용자 집계 업무를 하고 있으나, 이를 보고하는 소개소가 거의 없을뿐더러 의무화할 법적 장치도 없기에 현황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한다.

시는 앞으로 노동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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