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덕기성 소재 ‘의종 폐왕무’ 창작해 호평
유배문학 ‘정과정곡’ 선상문학제 공연 준비

(사)한국무용협회 거제지부를 이끌고 있는 정애순 지부장(서정무용학원장)은 무용예술인으로 외길을 걷고 있는 거제지역 대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그가 ‘거제무용단’을 창단한지도 올해 꼭 10년을 맞는다. 거제 무용예술의 육성과 발전에 헌신해 온 정 지부장은 거제의 갖가지 문화행사에서 줄곧 공연을 올려왔다. 2010년부터는 둔덕기성(폐왕성)을 소재로 ‘거제 의종 폐왕무’를 연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거제만의 문화 컨텐츠를 아로 새긴 셈이다. 올 6월 열리는 ‘선상문학제’에선 거제유배문학을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무용예술의 저변 확대가 쉽지는 않죠. 무용예술인을 키워내기도 적잖게 힘든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무용예술인으로 성장해 온 정 지부장은 대구시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 지난 1998년부터 무용학원을 운영했고 2003년에는 거제무용단을 창단해 2007년 한국무용협회 거제지부로 발전시켰다. 지부 회원은 25명이 등록돼 있다. 무용예술의 꿈을 키우는 신예들이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까운 듯 했다. 거제를 대표하는 무용예술단체로 자리잡기까지 연극협회나 문인협회 등 다른 예술단체의 도움도 컸단다.

거제무용단 정기공연과 타 지역 초청공연을 이어왔고, 2010년 첫 선을 보인 ‘해조음 흐르는 폐왕성’이 큰 결실이었을 것 같다. 그해 폐왕성이 국가사적 ‘둔덕기성’으로 승격됐었다. 경남무용제에선 이 소재로 개인연기상도 받았고 지난해 7월에는 ‘거제 의종 폐왕무’로 단체우수상과 개인연기상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무용 작품은 많은 걸 준비해야 합니다. 무대장치나 조명, 의상 등 경비가 적잖게 수반되죠.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구요. 두세달을 1주에 2~3회씩 연습해야 합니다.”
무용도 종합예술이다. 음악과 무용, 연극적 요소까지 가미되는데다 문학성이나 역사성을 띠는 만큼 연출자가 겪어야 할 ‘창작의 고통’도 크다. 기자와 인터뷰 당시에도 다음 작품의 시나리오를 다듬느라 바쁜 와중이었다. 정 지부장은 특히 ‘재미있는 무용공연’을 표방하고 있다. 다소 무겁고 숙연한 분위기보다는 관객들이 심취할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꾀한다는 것. 폐왕무도 희망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었다.

“퓨전 심청전 공연을 할 당시에 관객 반응이 참 좋았습니다. 울고 웃으며 공연의 감흥을 고스란히 느끼는 모습에서 연출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보게 됐죠.”
올 5월 선상문학제에 올려지는 작품은 고전문학연구가 고영화씨의 연구로 알려진 ‘정과정곡’을 소재로 한다. 문학적 요소와 한시 낭독 등 퍼포먼스는 물론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레퍼토리가 되도록 계획을 구상중이라고 했다. 한시 낭독은 문인협회에서 맡고 폐왕 의종의 일부 스토리와 반곡서원, 갑자사화 등 거제 역사도 이번 공연에 가미할 계획이다. 거제시의 관심, 특히 공연 관람과 호응을 바라고 있다.

“거제만의 지속적인 문화 컨텐츠 발굴이 필요합니다. 무용공연도 그 일환이지요. 선상문학제 공연도 정과정곡을 지은 정서(鄭敍)의 넋을 기리는 공연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과 거제시의 성원을 바랍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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