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재래시장과 중소상인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거제사랑상품권(이하 거제상품권)은 해마다 판매액수를 늘리며 지역상권 활성화의 한 몫을 해왔다. 2005년부터 발행된 거제상품권은 2006년 56억8882만원, 2007년 55억2748만원, 2008년 85억3592만5000원, 2009년 93억5952만5000원으로 꾸준히 판매 액수가 늘었고 2012년엔 149억5593만5000원을 기록해 판매 100억대를 돌파했다.

판매 누계는 올 1월 현재까지 613억8315만5000원(거제시 조선경제과 자료)에 이른다. 초기 발판은 탄탄히 다진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조선사의 도움이 적잖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97억9534만원(2013년 1월 현재) 어치를 사줬고 삼성중공업은 135억1541만원 어치를 샀다. 거제시청에서도 19억 여원 어치를, 시민들이 161억6211만원 상당을 구매했다. 시민 구매는 거제사랑지역경제협의회의 공로가 컸다.

명암도 없지 않다. 판매는 됐는데 상품권 사용처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걸로 보인다. 거제시의회 지역경제활성화 특별위원회(위원장 반대식) 조사에 따르면 상품권 사용처가 지역 마트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재래시장 사용 규모는 비율로 따져도 한 자리 수에 그치는 걸로 나타나고 있다. 상품권 도입 취지에 온전히 들어맞는 현상이라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

상품권 판매 후 환전 현황도 그리 달가운 수준은 아닌 듯 하다. 2006년 6억3000여 만원, 2007년 3억3000여 만원, 2009년 5억1000여 만원, 2010년 2억8000여 만원이 회수되지 않았다. 지난해도 12억1027만원이 미회수로 집계됐다. 상품권 유효기간이 5년이어서 매해 증감은 있을 수 있어 보인다. 거제시도 회수율은 높은 편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마다 미회수 상품권 액수가 들쭉날쭉하다는 게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사용처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게 디큐브 백화점 사용 불가 논란이다.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여론에 밀려 이 백화점에선 상품권 사용을 현재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민원도 잦다. ‘지역백화점에서 왜 지역상품권을 사용 못하냐’는 소비자들의 항의도 현재진행형이다. 지역백화점 매장을 임차해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들도 거제 상인이라는 점에서 형평에 맞지 않다는 항변도 만만찮은 게 현실이다.

수백억대에 이르는 판매금액의 운용에 대해서도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시의회 지역경제특위에서도 거제상품권 시스템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견해를 낸 바 있다. 지역경제 특위 소속 전기풍 시의원은 ‘일회용’ 상품권의 한계를 벗어나 거제상품권 세 종류(5000원권, 1만원권, 5만원권)를 하나로 묶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거제사랑카드’ 전환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경제 특위는 지난해 하순, 거제상품권 시스템 손질을 위한 용역 발주도 거제시에 주문햇으나 시는 별도 용역은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내년이면 거제상품권 도입 10년째를 맞는다. 환전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처방, 지역백화점 사용 여부, 가맹점 유치, 담당부서 재편 등 거제상품권과 관련한 디테일한 영역을 하나하나 손 볼 시기다. 지역상인들과 공론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 판매고 달성에 멈춰 있을 때가 아니다. 거제시의 정책 대안을 기대한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