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으니, 박근혜정부 출범도 한 주일에 접어든다. 새 정부에 대한 무한한 기대를 안고 출발한 박근혜정부. 그러나 아직 정부조직도 하지 못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시선이 있을 수 있다. 여당의 편에 서서 야당의 발목잡기에 고깝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통령의 불통에 잣대를 대고 소통을 요구하는 쪽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국민된 사람으로서 갖는 불안감은 없을 수 없다. 확실한 것은 국민들은 그 원인보다, 그 이유보다 앞서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이 먼저 터진다는 사실이다. 지난 대선에서 경험했듯이 안철수 현상이 가졌던 의미를 벌써 잊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누구의 잘잘못보다 당리당략에서 한 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국의 정치 현실이 짜증난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태동했는데, 정부 조직도 이루지 못하는 꼴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모든 정치인들이 국민 앞에 떳떳한 날이 언제나 오려는지.

모든 정치인들의 진정한 애국에 근거한 반성을 촉구하면서, 웃음을 가진 국민으로서 새 정부 출발을 축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루 속히 온전한 박근혜정부의 출발을 소망하면서 소회와 바람 몇 가지를 적고자 한다.

박대통령. 박대통령. 방송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이 말 앞에 국민들은 혼란에 빠지기 일쑤였다. 우리는 ‘박대통령’이란 말에 ‘박근혜’라는 현 대통령을 떠올리기보다 전 대통령인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를 더 떠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박근혜대통령은 이 사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 어느 부분에서는 아버지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어느 부분에서는 과감히 차별화하여야 할 처지에 놓여 있음이 분명하다. 그 ‘어느’의 선택이 현명해야만 박근혜정부는 유능한 정부가 되어 힘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아버지 박정희는 한국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정치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록 독재정치를 했네 어쩌네 해도 오늘의 한국이 있도록 경제의 초석을 다진 이는 그다. 국민들이 그의 과오를 덮으면서 애정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를 살린 아버지를 경험한 국민들은 박근혜정부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아버지의 장점도 많이 가지고 태어났고, 영부인의 빈자리를 채우며 익힌 정치적 감각도 십분 발휘하여 한국의 미래를 밝게 비춰 달라는 국민적 바람이 있다.

지난 25일 취임식을 모든 국민들은 바라보았다. 그때 박근혜대통령은 몇 가지 기록을 남겼다고 보도되고 있다. 여성대통령, 부녀 대통령, 국산차를 탄 대통령……등등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하지만 그동안 대통령 취임식을 바라본 것과 개인적으로 다른 것은 취임식날 하루에 옷을 다섯 번 갈아입었다는 사실이다. 남성이었다면 아침에 입고 나간 한 벌이면 족한데, 여성이기에 다섯 번 갈아입었다. 옷 갈아입은 것을 트집 잡자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는 여성대통령이라는 엄연한 사실이다.

여성이기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의 아픈 상처를 보듬어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을 추구하더라도 남성들이 할 수 없었던 자애로움으로 국민을 어루만져 달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일부 정치인들이 자행한 말뿐인 공약이 아니라, 진실로 국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시행되는 정책 수행이 이루어지길 고대하고 있다. 어떤 정책을 수행하든 그 기저에 국민이 있다면 과감한 정치개혁도 박수를 보낼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이 국민이다. 그만큼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당리당략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한국민은 퇴임 후에 국민적 존경을 받는 대통령을 가져보지 못한 불행한 국민이다. 자신들이 가졌던 통치자를 추모하고 기리는 외국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쓸쓸히 돌아섰던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안겨주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싶다. 대부분 통치자들의 실수는 혈연에 묶이고 재물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후진국형이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봐서는 안 되는 선진국의 대열에 와 있다. 다행이라 할지 몰라도 박근혜대통령은 독신이기에 다른 사람보다 혈연에 묶이는 경우가 적을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한다.

하루 속히 우리의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진정한 애민정신으로 정부조직법도 통과시키고, 온전한 정부조직도 이루어져 힘 있게 나아가는 박근혜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산적해 있는 민생문제도 해결하고, 시급한 복지정책, 교육정책, 안전한 사회 구현을 실현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우리도 국민적 추앙을 받는 대통령을 가질 권리가 있는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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