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임기를 마친 박영숙 전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거제지회(이하 거제예총)장은 “지난 4년은 내 인생에서 사람공부를 확실히 했던 주옥같은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그녀는 지난 30년을 교육자로써 또 예술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고 언제부턴가 거제지역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지난 1982년부터 26년간 운영해 온 거제지역 최초의 아동미술교육기관인 옥명아동미술학원이 그랬고 2001년 거제지역 최초의 미술관인 ‘갤러리 거제’의 개관도 그랬다.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그녀가 열정을 다한 거제예총 회장직 또한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영예였다.

그녀는 임기동안 거제지역 최초의 미술관 갤러리 거제를 문을 열 때와 같은 마음으로 거제예총을 이끌었다.

작가에게는 전시장소를 제공하고, 시민과 학생들에게는 작품을 감상 할 기회를 위해 갤러리 거제의 문을 열었듯 그녀의 4년은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이 좀 더 가까이 소통 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거제 예술의 약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그녀가 도전한 4년, 그녀가 사랑한 거제예총

거제지역 예술창작 환경은 어느 지역보다 열악하다. 더구나 그녀가 거제예총으로 취임하던 해는 더욱 열악해졌다.

기존 거제예총 사무실로 사용 되던 옛 옥포여객선터미널은 전시실을 겸비한 단독 건물이었지만 거가대교 건설로 인해 패쇄 되면서 부득이하게 좁은 거제문화예술회관으로 사무실을 이전해 월세까지 내며 더부살이해야 했던 것.

하지만 그녀에게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았다. 먼저 예총 사무실, 연습실, 전시실, 공연장 등 거제예총의 숙원사업이었던 예총회관건립을 위해 예총회관 건립 기반 조성 사업의 기초를 마련했다.

회원의 단합과 소통을 위해 거제의 10대 명산과 둘레 길을 중심으로 계룡산, 망산, 앵산, 산방산, 노자산, 가라산, 대금산, 양지암 조각공원 길, 가실바꾸미 길, 칠천도 둘레길, 서이말 등대길 등 거제예총 산행과 이사 연수회, 거제예총 한마음 단합체육대회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2대와 3대 거제예총 지회장을 역임한 고 원신상 시인의 유고 시집을 발간하고 1주기 행사를 주최해 평생 거제예술을 위해 살 다 간 선배 예술인에 대한 의미를 되세기는 자리도 마련했다.

거제 문화예술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거제지역 최고의 여름 해양축제인 바다로 세계로 행사장 무대에 ‘거제예술인의 밤’을 마련해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거제예술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열악한 거제예총의 제정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먼저 예총 후원금의 투명화로 더욱 투명하고 다양한 후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2016년 30억이 적립 될 때까지 거제시문화예술기금 사용 및 지원을 중단한다는 시의 조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결과 2년 만에 기존의 방식대로 거제시문화예술기금을 집행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사업도 있었다. 거제문화예술촌 건립사업이 그것이다. 당초 그녀와 거제 예총이 꿈꾸던 바람직한 문화예술촌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다양한 지역예술인들의 창작활동지원, 지역민이 함께 전시, 공연, 체험에 참여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거제시가 발표하고 시행한 예술촌은 일부 예술인들의 개인 작업장으로 전락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그녀는 당초 자신과 거제예총이 추진했던 방향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녀는 “거제문화 예술창작촌 운영이 애초 거제지역 다수 예술인과 시민의 소통을 목표로 한 만큼 일부 작가들의 작업 공간으로 쓰이기보다는 보다 많은 지역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한번쯤은 거제예술계의 수장으로 봉사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남은 삶은 좋은 작가로 또 거제 예술계의 든든한 선배로 남으면 한다”고 지난 4년에 대한 회상과 앞으로의 행보를 전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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