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지킴이’ 육군참모총장 표창 수상
청소년 안보교육 활성화 등 큰 공로

향토예비군을 관리하는 예비군 지휘관들 중 ‘으뜸’으로 꼽힌 지휘관이 거제에 있다. 거제시 장평동대를 맡고 있는 전계영(46·국방부 사무관) 대장이다. 전 대장은 전국 예비군 지휘관 3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지난해 ‘안보지킴이’로 선정돼 육군참모총장 표창을 최근 받았다. 사실상 1등상에 해당한다. 그는 어떤 일을 추진하고 있던 것일까. 요즘은 덜하지만 군대는 폐쇄적이란 인식 탓에 군 출신 예비군 지휘관도 일반에겐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직군이기도 하다. 전 대장은 그 거리감을 상당히 좁혀버린 인물이었다.

“예비군 지휘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역사회에 안보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한 번 시작하다보니 점차 범위가 넓혀졌어요.”

전 대장은 학사장교 출신으로 수도기계화사단에서 근무하며 ‘소령’까지 늘 1순위로 진급했던 역량 있는 군인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군인을 꿈꿨기에 가능했으리라. 군인의 길로 곧장 갈 것만 같던 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가족 대소사를 돌아볼 겨를도 없는데다 선배 군인들의 행로를 보면서 회의감이 들었단다. 소령으로 예편했고 사범대에 편입하는 등 교사의 꿈을 꾸기도 했다. 대학원에선 환경공학을 공부하며 수석으로 수료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예비군 지휘관 시험에 응시했다.

“운이 따랐던 것 같아요. 남들은 고시원에서 1년 이상을 공부해야 했는데 3개월쯤, 그것도 병 치료로 1개월 반 밖에 공부를 못했습니다. 군 현역 시절 경력이 가산된 덕분이었죠.”

예비군 지휘관이지만 다시 군인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그래서 더 필연적이고 남다른 각오로 업무에 임했단다. 지휘관 생활을 6년째 맞고 있는 그는 가조도 예비군 중대장을 거쳐 2009년 1월 장평동대가 창설되면서 부임했다. 예편 후 사회생활을 활발히 했던 그였기에 지역사회에 동화되는 속도도 빨랐다. 학생상담봉사에 참여했고 거제시자원봉사센터가 주도한 ‘가족봉사단’ 멤버로 활약중이기도 하다. 지금은 단장을 맡아 봉사단을 리드한다.

“중곡초 교장 선생님 제안으로 안보강의를 해보게 됐어요. 연평도 포격사태와 천안함 사태 등을 설명하면서 릴레이 강의로 이어졌습니다.”

학교와 학생의 호응을 얻은 그의 강의는 동부와 남부지역 등 외곽학교로도 확장됐다. 거제대대와 연계한 군 장비전시회 등도 그의 강의가 시초였다. 청소년수련관이 보훈청에 응모한 ‘나라사랑 함양 공모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유적지를 탐방하는 ‘나라사랑 투어’와 지역군부대 병영을 체험하는 ‘나라사랑 캠프’를 이끄는데 큰 몫을 했다.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했던 ‘거제시 재해재난생활안전 모니터단’ 단장으로 2011년 위촉돼, 관련 활동으로 경남 시군 중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거제시 문화재지킴이로도 활동한다.

“학교 진로교육에 참여하다보니 전문직업인들을 초청해 직업체험교육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거제교육지원청에서도 중요한 교육정책으로 다루게 됐죠.”

예비군 지휘관 업무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재능을 기부하는 격이다. 창원에 머물던 아내와 아이들도 거제로 옮겨왔다. 거제시민으로 정착한 전 대장의 가족은 가족봉사단 일원으로 거제 전역을 꾸준히 살핀다. 업무 외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활동이지만 거제시민과 만나면서 ‘돌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전 대장. 인터뷰가 있는 날도 친분 있는 교사로부터 김해지역 출장강의를 부탁받고 퇴근 후 김해로 간다고 했다. 한국의 안보상황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우문이었다.

“정치적 상황과 상관 없죠.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구해야 하고 목숨까지 바친다는 사명감은 그대롭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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