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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시비(權道是非)뉴스 후(後)

말 많은 차세대 산업단지 결국 사곡으로 가려나 봅니다. 입지가 바뀌고 밑그림도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로 달라졌습니다. 애초 ‘사곡만 산업단지 조성사업’에서 용역을 앞두고 ‘차세대 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가닥을 잡더니 이젠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으로 탈바꿈한 겁니다. 이번 계획은 권민호(權民鎬) 시장이 내 건 스무 가지 공약 가운데 사실상 대표격입니다.

그동안 차세대 산단이 겪은 우여곡절은 ‘권도(權道)’에 가까워 보입니다. 권도란 ‘목적 달성을 위해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최적지를 가려내는 지난한 용역 절차가 그러했고, 이후 추진 과정 역시 주변 여건 등을 이유로 뭉개다 첫 구상과는 다른 쪽으로 틀어졌기에 하는 얘깁니다.

율곡 이이는 ‘시무칠조책(時務七條策)’에서 “도(道)를 행함에 병립할 수 없는 것은 옳음(是)과 그름(非)이며, 일(事)을 처리함에 함께할 수 없는 것은 이로움(利)과 해로움(害)이다. 이해를 급하게 여기어 시비의 소재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일을 처리하는 의(宜)에 어긋나며, 또한 시비를 생각하여 이해의 소재를 살피지 않는다면 임기응변의 권(權)에 어긋난다”고 일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공약(해양플랜트 산단 조성 지원)에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공약(거제·통영·고성 조선기자재 해양플랜트 거점화 추진)을 버무린 뒤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개설에 따른 용지 확보를 양념으로 넣은 거제시의 새로운 ‘레시피(Recipe·조리법, 방안)’는 ‘맛’은 제쳐놓고 제법 그럴싸해 보입니다.

권 시장은 지난달 28일 언론 브리핑에서 입지 변경 논란 등과 관련해 “길이 아니면 돌아가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바른길을 가기 위한 우회(迂廻)라는 논리입니다. 또 “때론 외롭다는 생각도 든다. 힘든 길을 홀로 가고 있다”며 언론에 이른바 ‘동반자 정신’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전과 같이 시비(是非)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점은 숙제로 남습니다. 하루아침에 최적지에서 애물단지로 밀린 청곡 민심을 보듬고 어루만지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겁니다. 사곡에 국가산단이 들어서기까지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분명 한두 개가 아닐 테지요.

6일 오후 현재 거제시청 홈페이지 실시간 인기키워드엔 ‘사곡’이 조직도 다음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뜨겁단 반증일 겁니다. 사곡을 반기는 쪽이 있지만, 반대하는 쪽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권(權)이라는 한자는 저울추를 뜻합니다. 이제부터 옳고 그름을 따지는 건 저울추를 쥔 거제시민 몫입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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