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열흘 앞 둔 고현 시장은 아직 대목 분위기가 여물지 않은 듯했다.

28일 오후 4시경, 고현 시장은 저녁 찬거리 장을 보는 주부들로 다소 북적거렸으나 육고기, 활어, 야채 등 일부 코너에 집중되고, 과일, 떡, 말린 생선 등 제수용품을 판매하는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이 거리 상인들은 여전히 두꺼운 외투를 동여맨 채 플라스틱 간이 의자에서 좀처럼 엉덩이를 떼지 못하고 있었다. 말린 생선을 파는 한 상점에 들러 설 분위기를 물으니 매년 손님이 줄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고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말린 생선은 능성어와 민어조기 정도. 능성어는 마리당 2만 원대로 지난해 추석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민어조기는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대로 3000원에서 만원까지 올라 손님들도, 상인들도 사고팔기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한 상인에 따르면 이들 생선은 대부분 중국산으로 국내 어선들의 조업 해역이 크게 줄어들어 물량이 많이 부족해 그 만큼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협 관계자 역시 민어조기 값이 추석에 비해 많이 올랐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말린 생선류는 취급하는 할인마트가 드물고, 설을 앞두고 삼성, 대우 양대조선소에서 거제사랑상품권이 대량으로 풀리면 손님들 발길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떡집은 예년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다. 떡국떡 900g에 5000원선을 유지했으며, 떡 사기엔 아직 이른 때여서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다고 한다.

밤, 대추와 한과를 취급하는 상점들은 보다 시름이 깊었다. 밤은 1kg당 약 8000원, 대추는 약 1만4000원 정도다. 이들 품목은 대형마트에서도 판매하기 때문에 설이 닥쳐도 크게 매출이 오를 것 같지 않다고 낙담했다. 대신, 보다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보장한다며 재래시장을 많이 찾아 줄 것을 당부했다.

배, 사과 등 과일들은 아직 설 상품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활발히 거래될 것이라고 상인들은 내다봤다.

채소를 취급하는 가게와 좌판은 평소의 활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kg당 시금치는 6000원, 도라지 7000원, 고사리 7000원으로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채소 값이 많이 올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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