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공고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위탁업체 입찰이 유찰로 이어지고 있다. 음식쓰레기는 매일 쏟아지는데 대신 나서 치워줄 이가 없는 셈이다.

거제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전국적인 양상이다. 서울시에선 지난 7일 16개 자치구에서 수거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업체 관계자는 “톤당 7~8만원 안팎수준인 처리비가 적어도 13만원까지는 올라야 이윤이 남는다”며 “인상안이 수용될 때까지 수거를 중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이에 16개 자치구는 민간 업체가 동시에 수거를 거부하고, 비용 인상을 요구한 점에서 담합 가능성을 제기하며 처리비 인상을 일축했다.

거제시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거제엔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업체가 1곳에 불과한데 하루 처리량이 37톤에 그친다. 따라서 부산이나 경남 타 시군 업체를 불러들여야 하는데 거리면에서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지역 업체도 나서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거제시가 올해 제시한 처리비용은 톤당 9만5814원, 업체 측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서 재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올해 말 공공처리시설이 준공되면 거제시의 하루 발생량인 60톤을 소화해낼 수 있지만 그전까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시는 현재 맺은 2개 업체와의 수의계약이 끝나는 3월까지 계약 조건에 적합한 업체를 찾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쉬운 것은 공공처리시설 설치가 재대로 진행됐다면 이미 가동되고 있을 거란 점이다. 당시 업체 선정은 말할 것도 없고 위치, 위생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뒤늦게 재설계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행정이 자초한 측면이 커 보인다.

위치는 장평에서 한내로, 처리 방식은 건식사료화에서 분사소각식으로 바뀌면서 민원을 줄이고, 비용은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지만 한 박자는 커녕 두 세 박자는 늦은 것이다.

시는 주민 참여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거야 당연하지만 사실상 어리숙한 행정으로 빚어진 지금 상황을 주민에게 돌리는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 그리고 행정은 사태에 대해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마땅하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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