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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패 사물놀이 공연을 보고

이 덕 재
고현동
지난 17일(목) 저녁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계사년 새해의 의미 있는 공연이 있었다. 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열린 사물놀이의 국가대표격인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공연이었다. 대공연장을 거의 채운 일천여 시민의 뜨거운 열기와 어우러진 공연은 문화 갈증에 시달리던 시민들에게는 청량제였다.

공연 전 맹추위 속에 옷깃을 여미며 삼삼오오 모여 들 때는 좁은 주차 공간 때문에 짜증을 내는 등의 모습도 보였으나 공연 후는 모두 딴 세상에서 온 듯 여유로운 시민으로 바뀌어 있었다. 희색만면한 모습으로 낯선 사람들과도 웃음을 나누고 잘 가라는 인사도 하는 등 평소 절친한 이웃과의 헤어짐 같았다.

북, 장구, 징, 꽹과리로 구성된 사물놀이는 우리 민족의 흥을 잘 나타내는 농악이다.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긴 농악은 언제 어디서라도 몸에 꼭 맞는 옷처럼 편안하다. 김덕수패 사물놀이는 흥겨운 우리 가락으로 세계를 휘어잡는 한류로 연간 200일 이상 해외 공연을 한다는 데 계사년 초에 거제시민이 그들과 흥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예술회관 측의 준비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관객은 초등학생부터 노년의 어르신들까지 다양했으며 간간이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2층 앞 쪽에서 관람한 나는 가까운 곳에 있는 중년의 외국인 여성 세 분을 눈여겨보았다. 그들이 우리 놀이문화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간간이 곁눈질을 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듯했으나 진행될수록 깊이 빠져드는 것 같았다. 뻣뻣해 보이던 자세에서 턱을 고이며 앉았다가 박수도 치고 손을 흔들기도 하며 빠르게 적응하는 것 같았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이 거의 빠져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여유가 돋보였다.

우리 거제는 경제적으로는 어느 지자체에도 뒤지지 않으나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외부에서 거제를 보는 시선도 양대 조선소의 영향으로 수준은 높아 보이나 문화수준은 낮은 기형적인 도시로 생각한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시민들은 좋은 공연을 자주 접하길 원하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공연 뿐 아니라 문학이나 전통문화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청소년 선도 등을 외치면서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듯 캠페인 같은 것에 치중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이나 영화 한 편이라도 보게 하고 문학 활동이나 고전을 접해보는 게 인성계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겉보기도 좋고 속도 튼실한 거제를 위해 이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아주터널 개통으로 고현-장승포간도 많이 가까워졌으므로 문화예술회관을 찾는 횟수도 늘어났으면 좋겠다. 늦은 감은 있으나 거제시의 적절한 지원과 종사자들의 노력, 시민의 동참으로 우리의 문화수준이 한 단계씩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새거제신문  saegeoj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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