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장승포항에 안착한 거제문화예회관이라는 거대한 범선이 어느덧 10년이라는 나이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당시 착공 6년의 산고 끝에 거제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거제문화예술회관은 총 사업비 6백20억 원(국비20억·도비6억·시비5백94억)이라는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규모의 건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따질 것도 없이 거제시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건립한 공공건물로는 다른 모든 건물을 압도할만한 최대의 규모였다. 객석을 갖춘 핵심시설인 본관 대공연장은 음향장치와 첨단무대 기능 등이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 후 10여 년간 남해안시대의 중추적 문화예술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와 더불어 거제시민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올리기 위한 다양한 공연과 기획행사를 펼쳐온 세월들이다.

문화예술회관의 개관은 고급 문화예술의 불모지였던 거제에 많은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그 어느 곳보다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화예술의 혜택을 볼 수 없었던 거제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고급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어 식사문화도 문화라며 자위하던 시민들이 진정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한 긍지감도 갖게 되었다. 시민들의 문화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온 것이다. 그 문화적인 충격은 항구적인 거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온 것 또한 사실이다.

거제문화예술회관 개관 10년 성상을 바라보는 지금 지나온 10년을 추억하고 향후 10년의 희망스러움을 펼쳐 보인다면 거제만의 예술 공간이 아닌 세계적인 예술 공간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예술의 전당으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가장 거제적인 예술을 만들어 내야하며 그 중심에 지역예술인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온 10년간 지역예술인들의 활동이 지역에서만 이루어진 예술활동으로 전국의 예술인과 견줄 기회가 별로 없었다면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거제문화예술회관이 건립되고 그 무대에서 지역의 예술성이 축척되면서 지역예술이 중앙의 예술성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였다.

그러니 좀 더 부단한 노력으로 가장 거제적인 예술이 세계적인 예술로 각광받는 향후 10년을 준비해야 된다. 지역성이 물씬한 작품들이 전국으로 세계로 수출될 수 있는 그럴 10년을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개관 10주년을 맞이하는 거제문화예술회관은 향후 10년을 위한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거제적인 향토문화예술이 세계적인 문화예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그래서 문화예술의 꽃이 활짝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의 각오로 임할 예정이다.

거대한 범선 문화예술회관이 태동하던 그 때의 그 경이로움에 걸맞은 향후 10년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야말로 거제문화예술회관을 사랑하는 거제시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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