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언론에 보도된 중곡지역 모 아파트단지의 지반침하 현상 우려가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 매립지역인 이 일대에서 서서히 지반이 뒤틀리는 현상이 목격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진입 공간과, 주변 도로, 쉼터 등에서 지반이 울룩불룩 솟아난 모습과 갈라짐이 지반 불안정 때문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아파트 외부 공간만의 문제만도 아닌 것 같다. 일부 입주민 사이에선 화장실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다거나, 옆 세대와의 베란다 격벽이 가라앉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 탓이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사실오인이라는 반박을 내놓을 태세다. 반론자료를 준비중이라고 하니 기다려 볼 일이지만 거제시도 뒷짐만 지고 있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특정 아파트 단지의 사안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중곡지역 전체가 과연 안전한지, 안전할 수 있을지에 관한 물음이다. 인근 수월습지에선 대단위 아파트 건설공사가 한창이고 고현항 재개발 사업도 재추진되고 있다. 대형사업들의 틈새에 중곡지역이 놓여 있다. 습지의 ‘저류 역할’은 충분히 알려져 있다. 갑작스러운 폭우나 태풍 내습 시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습지다.

그런데, 이 습지 위에 대단위 아파트사업이 추진중이고, 바닷물이 가득했던 고현만을 또 메우려 한다. 환경전문가들은 이 지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발이 끝나면 역류, 범람, 침수 등 피해를 비켜갈 수 있을지, 피해 최소화는 가능한지에 관한 우려다.

연례 행사(?)가 돼버린 이 지역 하천의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전조일지도 모른다. 의도하지 않았겠으나 자연을 역행해버린 도시의 만듦새가 물고기 떼죽음의 주 요인이니 말이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중곡지역 아파트는 물론 바다와 인접한 고현시내까지 수해를 입었던 흉터를 상기할 일이다.

고현항 재개발 계획과 아파트 사업은 이미 궤도에 올랐다. 환경영향평가도 당연히 준비된다. 꿰맞추기 식 평가일지 아닐지는 두고 볼 일이다. 객관적이고도 정밀한 평가가 되도록 거제시가 꼼꼼히 챙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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