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서적 및 자료 15종 발간
‘어린이 철학’ 교육 가치 강조

교육현장에서 아직 바뀌지 않은 게 ‘입시경쟁’이다. 우리네 아이들은 여전히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영어 단어를 달달 외워야 하고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중·고교생 뿐만 아니라, 입시경쟁에 내몰리기엔 이른 초등학생들도 사교육을 받는 씁쓸한 풍경이 연출된다. 인성교육이 부쩍 강조되는 요즘이지만 입시경쟁이 있는 한, 어쩔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어린이 철학교육’의 가치를 강조하는 초등교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관련서적과 자료를 15종이나 펴낼 정도다. 양지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김철홍(41) 교사다.

“5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독서논술, 통합논술, 어린이 철학교육에 관해 연구를 지속해왔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 통합적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해서입니다.”

김철홍 교사는 대학 시절 철학을 공부하기도 했었다. 독서논술 교육에 관심을 지니면서 ‘어린이 철학교육’을 접목한 셈인데, 어린이 철학교육은 수도권에선 활발한 편이지만 경남권에선 다소 생소한 교육개념이다. 상당한 난이도의 시험으로 알려진 프랑스 ‘빠깔로레아’가 한국형 논술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며 90년대 논술 도입 이후 주입식 암기로 변질하는 등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2000년대 들어 ‘통합 논술’로 전환됐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이 힘들어 전문학원으로 가야하는 등 특목고나 자사고만 유리한 대입전형으로 심화되는 아쉬운 감이 있단다.
어쨌든 중등교사도 아닌 초등교사가 철학이란 소재를 어린이 교육에 접목하려는 노력 자체가 지역에선 이례적이다.

“양지초등학교에서 4년째 근무중인데요. 통합논술대회를 도입해 열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기존 교육과정상 어린이철학 수업을 전면 도입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김 교사는 어린이철학교육의 이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철학적 사고는 비판적, 창의적, 배려적 사고를 가능케 한다는 것. 특히 ‘사려 깊은 판단과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어린이’로 만드는데 더할 나위 없는 교육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교육적 가치나 효과가 분명한 때문에 그의 연구는 전국교육자료전에서 대통령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최근에도 ‘생각하는 어린이를 위한 10가지 철학토론- 초딩, 철학을 말하다’를 펴냈는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한 도서에 포함되기도 했고, ‘정의를 위한 폭력은 정당한가?’, ‘어떤 삶이 더 가치 있는가?’ 등 철학적 사유를 유도하는 내용들을 대화와 토론 형태로 풀어내 어린이들이 알기 쉽게 담아냈다. 그의 이런 자료들은 별도 수업을 하긴 힘들고 교과시간을 활용해 토론수업에 가끔 적용하기도 하며, 도서 벽지학교 요청으로 방학을 활용해 수업하곤 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우리 학생들의 독서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독서가 철학적 사고를 가능케 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죠. 미래사회는 통합적 사고, 융합교육, 창의인성교육이 키워드입니다. 이는 어린이철학교육의 핵심주제이기도 합니다. 어린이철학교육이 더욱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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