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여 년 가까운 세월을 거제지역의 안전을 위해 각종 사고현장에서 인력부족으로 애로사항을 겪는 소방관들을 도우며 화재진압 보조활동과 대 시민 화재예방홍보 및 봉사활동에 앞장서온 사람이 있다.

불 끄는 일에 베테랑이지만 정작 지역사회를 위해 타오르는 자신의 열정은 어쩌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은 차정수(56) 거제시의용소방대연합회장이다.

현재 거제지역에는 75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이 지역마다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평범한 주민이지만 지역의 화재 발생 시 정규소방대원보다 더 득달같이 달려와 화재 진압에 앞장서고 있다.

국가소속기관의 소방공무원이 아니라 활동에 대한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지만, 이들에게 이웃과 가족의 재산 등 지역안전을 수호한다는 사명감과 봉사정신은 어떤 조직보다 탄탄하다.

의용소방대원 대부분이 지역주민이다 보니 화재발견이나 대처가 신속정확 해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을 오기 전부터 화재 진압에 힘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재 초기진화에서 이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남성 의용소방대원들과 소방관들이 화마와 싸움을 하는 동안 여성 의용소방대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화마와의 싸움으로 지친 소방관들과 남성의용소방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음료도 만들고 간식거리도 준비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남성회원들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런 이들의 중심에는 늘 차 회장이 있다. 오는 2월이면 4년의 임기를 마치게 되는 차 회장에게 지난 20여 년 동안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해온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가 처음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은 지난 1991년 그의 나이 35세 때 부터다. 보통은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민방위 훈련을 받지만 그는 의용소방대를 하면 민방위 활동보다 많은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지원하게 됐다고.

불과 20여 년 전이지만 당시만 해도 불조심에 대한 시민의 경각심이나 소방안전에 대한 인식, 그리고 화재에 열악한 건물이 많았다.

지금에 비해 화재 발생이 10배 이상 높았던 그 시절, 누구보다 의용소방대 활동에 열정을 쏟아 온 그는 지난 2009년부터 거제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장을 맡게 됐다. 그리고 그해 12월에는 전국의용소방대 한마음다짐대회에서 의용소방상을 받았다.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그지만 여전히 의용소방활동 대한 열정은 뜨겁다. 30대 청년 시절부터 50대에 중년까지 의용소방대 활동은 그에게 단순한 봉사활동 이상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0월 김해시 의용소방대 연합회와 친선교류행사를 열어 정보교환 및 소방행정 발전에 힘쓰는가 하면 지난 13일 열린 제50주년 소방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희생·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소방방재청장 표창의 영광을 안았다.

화재진압에 잔뼈가 굵은 그지만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화재는 진압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거제지역 의용소방대원들이 매월 소방서와 연계해 화재예방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차 회장은 “화재는 설마 하는 순간부터 찾아온다”면서 “화재예방을 위해선 자기 재산은 자신들이 지킨다는 생각으로 늘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을 거제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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