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전동 아동여성인권지킴이단(이하 지킴이단)이 올해는 경남도 우수 마을지킴이단에 선정됐다.

2010년에 탄생한 이 단체는 지난해 발족 1년 만에 최우수 영광을 안으면서 거제지역 자생단체의 저력을 과시해 많은 자랑거리가 됐었다. 올해는 아쉽게도 우수에 머물렀지만 그만큼 타 지역에서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값진 결과라고 말하는 김채봉(59) 단장이다.

김 단장은 한사코 마전동주민센터에서 인터뷰하자고 했다. ‘경상도 아줌마’의 넉살은 넘치지만 정작 본인자랑은 할 줄 모르는 리더였다. 인터뷰 자리를 빌려 단체 자랑도 하고 홍보도 해야 하는데 도무지 익숙지 않아 김인태 마전동장의 노련함에 기대기로 한 것.

그녀에게 주민센터는 안방만큼이나 편한 장소다. 20대 중반에 대구서 시집온 사과미녀는 곧장 새마을운동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엔 온 주민이 발 벗고 나서 마을 정비 사업에 동참하는 시절이었다고 한다. 여자들은 길가에 풀을 베고, 남자들은 돌을 옮겨 길을 닦았다. 그렇게 시작된 지역사회활동이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마전동 통회장과 새마을부녀회장을 역임하면서 마전동 30년 역사를 쭉 지켜봤다.

“특별한 능력이 없는데도 주위 분들이 인정해주시는 것은 단지 오랫동안 지역사회서 활동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인태 동장은 “지킴이단이 신생단체임에도 짧은 기간에 조직체계를 탄탄히 정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노하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현재 지킴이단의 구성원은 단장을 포함해 총 16명. 자유총연맹을 비롯해 적십자봉사회, 새마을부녀회, 재향군인여성회, 자연보호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서 활동하는 최정예 단원들이다. 특히 각 협회 회장·부회장들도 있어 지역사회를 묶는 탄탄한 동아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크게 성범죄 예방활동과 이웃돕기 활동, 환경정화활동을 펼치는데 먼저 성범죄예방활동으로는 주민센터를 비롯해 관내 7개소에 성범죄 신고함을 설치했다. 단원들이 7개조로 나뉘어 이 신고함을 관리하는데 투입된 신고서가 있을 경우 신속히 주민센터 담당자에게 전달한다.

또 초등학생 하굣길, 직장인 출퇴근길에 성범죄 예방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아동들에게 유인물을 배부하고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내실을 위한 연구 활동도 왕성하다. 성폭력의 문제점과 대처방법, 지킴이단의 역할에 대해 자료를 수집해 ‘성폭력 근절 사례발표회’를 열었다. 발표회에는 거제시 인권연대, 마전초, 장승포지구대, 예비군동대, 체육회, 거제시 등 관련 기관·단체가 참관해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지킴이단은 이들 기관과 연계망을 구축해 신속하고 원활하게 성범죄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거제가정상담센터 전문 강사를 초빙해 성범죄 예방법과 지킴이단의 역할에 대한 강의를 청취하기도 한다. 요보호 및 모자가정 세대를 방문해 생활실태를 파악하고 생필품을 전달하며 성범죄예방 요령과 대처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는 등 지속적인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채봉 단장은 “전국적으로 아동여성 성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안정망 구축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대상자 파악실태 및 안전을 수시로 파악하며, 피해자 신고와 전문기관 연계지원을 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이는 인권지킴이단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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