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가구(家口) 수가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인구 증가세가 더딘 가운데서 날아든 소식이다. 질적인 건 제쳐두고 우선 양적인 성장은 꾸준하단 뜻일 게다.

그럼 속사정을 들여다보자. 지난해 말 거제시 인구는 23만2787명(8만8629가구)으로 인구증가율 2%를 밑돌았다. 올해는 9월 말 현재 23만5336명(9만79가구)으로 지난 아홉 달 동안 2549명 늘었다. 한 달 평균 283명씩 불어난 셈인데, 같은 기간 가구 수는 1450세대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인구’와 ‘가구’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인구보다 가구 수가 더 많이 늘고 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 전체 인구에서 ‘2인 이하,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 까닭으로 읽힌다.

올 들어 지금까지 증가한 인구는 작년 한 해(4432명)의 57.5% 수준인데 반해 가구 수(2162세대)는 67%로 10%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인구 및 가구 증가 규모(2549명, 1540세대)만 놓고 보면 세대 당 인구는 1.65명에 그친다. 2인 이하 가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물론 전체적인 세대 당 인구는 여전히 2.6명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으로 얻은 수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거제시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달 인구이동보고서를 작성하는 단순반복에서 벗어나 여러 ‘숫자’에 깔린 의미를 찾아내 분석하는 건 오롯이 행정의 몫이다. 인구는 거의 모든 통계자료를 내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단위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건 말 안 해도 안다. 통계청조차 각종 통계를 낼 때 전국 시군구 단위까지 일일이 집계·조사·분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말이다. 우리 동네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거제시가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비롯된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던가. 전문성 및 인력부족 등을 핑계로 뒷짐부터 질 생각이라면 지금처럼 아예 안 하는 게 낫다. 진짜 거제시민을 위한 ‘섬김 행정’이라면 그럴 걱정은 없겠지만.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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