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기술 배워 틈틈이 자원봉사 ‘열혈여성’
한국 생활하며 각종 자격증도 잇따라 취득

거제지역에서 살아가는 결혼이민여성들은 1000명을 웃돈다. 이국만리 타향에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터다. 가정을 돌보는 동시에 경제활동도 하면서 자원봉사에도 적극 나서는 여성이 있어 만났다. 중국 단둥 출신 강문첩(34)씨가 주인공. 강씨는 한마디로 ‘열혈여성’이다. 중국어와 한국어 모두 능통한데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부단히 노력한 끝에 수준급 도배기술을 지니고 있어서다. 그녀는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소외계층을 돕는 거제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2004년에 한국에 왔어요. 여러가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다양한 경험도 필요했고 내 적성에 맞는 일은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이후 남편의 배려로 인천과 평택 등에서 2년여를 지내기도 했다.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고, 단지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이 아닌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해 골몰해왔다고 했다. 한식조리사자격증과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잇따라 취득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상담 통역을 하기도 했고 중국어 강사로도 일했다. 그러나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단다.

“우연찮게 도배 일을 접하게 됐어요. 도배를 직접 해보니 활기가 샘솟더라구요. 이 일이라면 내가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강씨가 도배기술을 배우게 된 해는 지난 2010년 중순이었다. 일이 재미있었고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단다. 의욕이 생기니 곧바로 인테리어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일을 시작한지 1년만에 신축 전원주택에서 도배를 했단다. 만만찮은 도전이었는데 4개 동의 80%쯤을 처리해냈다. 서서히 기술도 늘었고 견적을 볼 수 있는 안목도 생겨났단다.

“전원주택 도배를 맡기신 분도, 저를 많이 신뢰해주셨지요. 신축 당시 자재 구매 등을 알아보고 계셨는데, 중국 쪽 일을 제가 전담해서 처리해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신뢰가 쌓이다보니 경력이 짧은데도 제게 일을 맡기신 것 같아요.”

그렇게 도배 일을 하면서 외연도 넓혀갔다. 봉사단체와 연을 맺은 것도 그쯤이다. 사회적 친분을 쌓다보니 봉사단체 ‘무지개빛사람들’과 연이 닿았다. 김주현 대표의 권유로 흔쾌히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소외계층 세대를 방문해 도배봉사를 진두지휘했다. 하루 종일 걸리는 작업임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실천하기가 힘들기 마련이죠. 그러다 기회를 접하게 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봉사를 한다는 게 좋았어요. 제가 일할 수 있는 날까지는 계속 봉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항상 뭔가를 배우느라 바쁘다고 그녀다. 일 욕심도 많고 열정이 가득하다. 요즘은 검도를 연마하기도 하고 직업적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CAD를 공부하고 있단다. 도배를 하다보니 목이나 어깨가 아프기도 해 물리치료를 받곤 하는데 그리 힘들지만은 않는다고 웃는다. 어쩌면 지역사회에 잘 정착해 직업인으로서, 자원봉사자로서 살아가는 그녀가 결혼이민여성의 롤모델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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