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금강 휴양시설지구 전경

해금강 휴양시설지구 조성용지 분양이 또 무산됐다. 매각공고 조회 수는 180여회에 달했으나 정작 입찰에 응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어 유찰(流札)된 것이다. 지난 2004년 완공 후 이번이 9번째(낙찰 후 계약 불발 포함)다.

지난 14일 거제시에 따르면 해금강 휴양시설지구 조성용지 매각 개찰 결과 입찰자가 아예 없어 자동 유찰됐다. 시는 매각 예정지 등 해금강 주변을 둘러싼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전보다 낙찰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전자입찰은 모두 9번. 이 가운데 ‘입질’이 이뤄진 건 한 차례에 그쳤고, 그나마도 낙찰 받은 업체가 계약 마감시한(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을 넘겨 수포로 돌아갔다. 나머지는 이번처럼 나서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해금강 휴양시설지구 매각이 번번이 유찰되는 건 매각대상 토지를 한 덩어리로 묶어 파는 ‘일괄매각’에 따른 부담에서 찾을 수 있다. 입찰 예정가격(158억1386만6500원)부터 만만찮은데다 개발에 들어가는 설비투자 등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사업비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자금력이 풍부한 ‘큰손’이 아니면 뛰어들기 힘든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낮은 건폐율 등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관광업계 등 실수요자들의 입찰을 가로막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거제시도 이를 우려해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입찰을 주저한다는 분석이다.

매각대상 부지의 현재 용도지역은 건폐율이 20%에 불과한 ‘자연환경보전지역’. 사실상 사업성을 따지기 힘들 정도다. 때문에 올 연말까지 ‘계획관리지역’(건폐율 40%)으로 바꾸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것.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되면 지구단위계획을 세우는 게 가능해 지금보다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는 도시관리계획이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 안에 한 차례 더 전자입찰을 실시해 결과를 지켜본 뒤 유찰될 경우엔 곧바로 수의계약에 들어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편 남해안관광벨트사업으로 추진된 해금강 휴양(집단)시설지구는 129억 원(국비 44억, 도비 11억, 시비 74억)을 들여 지난 2004년 3월 말 토목·조경공사를 마쳤으며, 이듬해 7월부터 분양이 진행됐지만 낮은 건폐율(건축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과 일괄매각에 따른 부담 등으로 번번이 유찰됐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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