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해와루아파트 기사는 거제시의 ‘얌체행정’을 꼬집은 것에 불과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도시계획을 남발하는 거제시의 안일함과 무책임이 똬리를 틀고 있다.

소로2-359호선이 난개발과 연결되는 고리는 도시계획도로였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분명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도로가 제 기능을 못하고 불과 7년 만에 사라져 버렸다. 더욱이 이 도로를 기부체납한 아파트의 주민들은 당초 분양가 산정 시 이 도로의 공사비용이 분양가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이에 대해선 시행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사실 확인하기 어렵지만 시에서도 분양가에 고려됐을 것이라고 추측)

시민에게 부담을 지워 조성한 도로가 실상 전혀 쓸모가 없었던 셈이다. 이 도로를 둘러싼 나대지에 소로를 내어 큰길과 연결한다는 계획이 있었다지만 새 아파트가 들어설 때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사실 이 도로가 유지된다손 치더라도 차량이 오고갈 정도인지 분명치 않다. 구체적인 계획을 말할 수 있는 시 관계자가 없고, 또 이 도로를 대신해 새 아파트 시행자가 보행전용통로를 만든다는 계획이 있어 애초 폭 8m, 길이 70m의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필요 없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언제 시행될지 모르는 도시계획 때문에 시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하청면에서 도시계획도로 예정지로 주민 간 갈등이 심화됐었다. 시행여부도 불분명한 계획도로예정지에 주택부지가 침범하고 있어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었다.

같은 시기 상동에서는 토지주 허락도 없이 도시계획도로랍시고 60m정도의 땅을 3m깊이까지 파버렸다. 확인결과 아직 매매도 안된 땅이었다. 이 토지주는 일직선이 아닌 'S'자 형태로 계획된 도로 때문에 시로부터 조상 묘까지 파내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

비단 이들뿐만 아니다. 시 도시과, 건축과, 도로과 등에는 도시계획도로로 민원이 수시로 접수되고 있다.
문제는 도시계획도로가 분명한 계획도 없이 무기한적으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계획된 도로는 당시 담당자도 없어 답답함을 하소연 할 곳도 없다.

난개발이 행정 탓 뿐은 아닐 터다. 다만 미래의 거제지도가 더 예쁘게 그려질 수 있도록 탄탄한 도시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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