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 패럴림픽 사격종목 출전
"나를 위해 준비한 금 가지러 갈 뿐"

‘휠체어 명사수’ 이성철 선수(거제시장애인사격연맹)가 ‘제14회 런던 하계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오는 24일 한국선수단과 함께 출국길에 오른다.

이 선수가 출전하는 R1공기소총입사(남자)와 R3공기소총복사(혼성) 경기는 현지시각으로 각 8월 31일 오전 9시와 9월 1일 오후 1시 15분에 치러지며,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대회(http://london2012.web2002.kr)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중계를 관람할 수 있다.

거제면에서 나고 자라 평범한 노동자였던 이 선수는 97년 철판에 깔리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됐다. 장애를 딛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고, 휠체어 전국일주까지 계획했다. 체력훈련을 위해 찾았던 공설운동장에서 사격장을 구경하게 된 그는 그 매력에 빠져 2004년 사격에 공식 입문했다.

번쩍이는 민머리가 탄환을 연상시키듯 그의 사격본능은 우월했나보다.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크고 작은 사격대회서 메달을 휩쓸다시피 한 그는 급기야 2009년 열린 제18회 경찰청장기 전국사격대회 공기소총입사 부분에서 598점(만점600점)을 쏘아 비공식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010년에는 생애 첫 국제무대인 폴란드월드컵 사격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같은 해 열린 IPC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수한 기량을 선보여 한국선수단의 종합우승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장애인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선수에게 올해는 런던 패럴림픽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해다. 6회에 걸쳐 선수선발전을 거쳤고, 6월부터 대표팀 합숙훈련을 시작했다.

이 선수는 지난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컨디션 최고다. 그곳 환경만 갖춰진다면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묻자, “금메달을 ‘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준비된 금메달을 ‘가지러’ 갈 뿐”이라고 시원하게 답했다.

그는 또 자신을 응원해준 가족들과 송곡굴구이, 0304-3590지구 국제로터리클럽, 거제시장애인사격연맹, 거제시사격협회, (주)세풍산업, (주)선창, 대우조선자원봉사단 등에 감사의 메세지를 전했다.

한편 2012런던올림픽과 2주 간격으로 개최되는 런던 패럴림픽은 오는 29일에 개막해 9월 9일까지 치러진다. 모든 선수들이 장애를 이겨낸 승리자들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대표팀은 13개 종목, 149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11개, 종합 1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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