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문화 불모지에 세워진 인도 전통 식당
인도의 맛과 향, 문화와 전통 간접 체험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가 삼계탕, 장어탕, 보신탕 등 보양식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 전통 보양식도 좋지만 가끔은 이열치열을 달리 해석해 아예 더운 나라음식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옥포동과 장평동엔 인도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인도델리레스토랑(대표 윤세란)이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윤세란 대표는 2000년도 인도 여행에서 인도음식을 처음 맛보았다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영양 면에서도 상당히 우수해 귀국하자마자 음식점 창업에 몰두했다.

그런 윤 대표에게 요리사 스카우트가 가장 큰 과제였다. 요리사를 찾기 위해 인도를 다시 찾은 그녀는 어느 대형 식당에서 현지인 요리사에게 스카우트를 제의했지만 자국에서 일하기를 바랐던 그 요리사는 거절을 했고, 두 번째 찾은 식당에서 지금의 요리사, 제비르를 발굴할 수 있었다. 그는 옥포 1호점부터 함께해 10년간 인도델리의 조리실을 지키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2010년 장평동에 2호점을 열었다. 또 인도 전역의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북인도와 남인도 요리사들을 대거 영입해 각 업소에 인도인 요리사 3명이 일하고 있다. 당시엔 출입국 관리소에서 인원을 제한해 승인을 거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고 회상했다.

윤 대표는 머나먼 타국에서 인도음식을 전해주기 위해 찾은 이들에게 성의를 다하고 있다. 제비르가 결혼할 때는 전 직원이 인도 고향집을 방문해 축하를 전했다. 당시 인도 모 방송국에서도 취재할 만큼 화제가 됐었다고 한다.

흔히 ‘카레’라고 알려진 커리가 인도음식이란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 그러나 인도에선 커리를 밥에 비벼먹기보단 국물처럼 떠먹는 것이 그들 전통이란다.

간단한 커리에서조차 그 영양이 매우 풍부하다고 찬사했다. 푹푹 삶은 토마토가 주원료이고, 그 외에도 20여 가지의 천연재료가 쓰인다.

커리와 더불어 탄두리 음식이 인도를 대표한다. 탄두리는 화덕을 말하는데, 이것을 이용해 대부분의 음식이 조리된다. 커리에 찍어먹는 얇은 밀가루 빵 ‘난’에서부터 닭고기 조리까지 해결되는 이 탄두리는 인도에서 공수해 온, 국내선 보기 힘든 물건이자, 이 식당의 보물이다.

사실상 이 식당에서 맛보는 음식들은 인도 현지인들조차 쉽게 맛볼 수 없는 아주 고급요리들이다. 여전히 카스트제도의 영향권에 있는 인도에서 예전처럼 높은 신분들만 접하는 요리들을 거제도에선 1~2만원 가격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손님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인도 식문화에 깊이 공부한 윤 대표는 “인도 커리는 당뇨병, 뇌졸중을 줄여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온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며 영양 면에서 세계 제일의 음식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특히 ‘샤프론’이라는 꽃에서 채취한 암술대를 넣어 만든 노란 쌀밥을 상당히 귀한 음식이라고 소개했는데 맛과 더불어 향이 코를 즐겁게 해주는 이 식당 최고의 추천메뉴다. 이 재료는 상당히 고가에 팔리는데 그 향이 얼마나 강한지 한국식 밥공기 2개 분량의 쌀밥에 3~5개의 수술이 쓰인다. 그러면 군침 도는 샛노란 빛깔의 쌀밥이 완성된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모 섬유유연제의 이름도 이 꽃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이 샤프란의 암술대는 월경곤란, 갱년기장애, 유산벽, 자궁출혈, 백일해 등에 약으로 쓰이고, 10만 배로 희석해도 노란색을 띤다고 한다.

인도델리레스토랑은 경남 최초의 인도전통음식점이란 수식어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그 재료까지 직접 인도 등지에서 공수해와 가장 인도다운 식당으로 인정받고 있다.

개업 당시 고객의 90%가 외국인이었다. 삼성·대우 양대 조선소의 외국인을 겨냥한 전략이 성공한 셈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양상이 달라졌다. 먹거리가 다양하지 못한 거제지역에서 인도음식은 별식에 목마른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그런 손님들이 홍보대사가 돼 손님들을 굴비처럼 줄줄이 엮었다.

오히려 요즘엔 6대 4정도로 내국인 비율이 높다고 한다.

윤 대표는 식당을 찾는 소님들에게 ‘아차해’란 요리를 조심히 추천해본다. 인도어로 ‘맛있다’는 의미인데 윤 대표와 요리사들이 개발한 야심작이다. 인도전통음식과 함께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거제 식문화 발전에 앞장서고 싶다는 게 그녀와 직원들의 포부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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