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아트수영장이 20일째 문을 닫고 있다. 시청 게시판엔 재개장을 촉구하는 민원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육시설을 대신하던 유아스포츠단까지 운영이 정지되는 바람에 아이 맡길 곳이 없어졌고,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수영을 더는 할 수 없게 됐다. 수영대회를 앞둔 선수들은 졸지에 연습장을 잃었고 여름 피서지 삼아 수영장을 찾던 아이들도 목욕탕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용료라도 환불받아야겠다고 성토하는 회원들의 불만도 들끓고 있다.

그러나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지난 17일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이사장 권민호/ 이하 재단)에 확인하니 시(재단)가 직영체제로 운영할 것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영업권을 현 사업자로부터 갖고 오기 위해선 지금껏 체납된 가스비 등의 공공요금이 해결돼야 한다고 한다.

더욱이 실타래를 함께 풀어야 할 현 사업자가 지난주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다.

재단은 현 사업자의 운영실패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지만 그도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재단 이사로 재임 중인 한기수 시의원을 통해 그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7월 재단은 수영장 새 사업자를 공모하면서 종래 재단이 수영장에 지원하던 부분을 없애는 조건을 내걸었다. 윤 대표는 다년간의 수영장 운영 경험으로 지자체의 지원 없이도 수익을 낼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회원이 월 평균 450명 정도이고, 이용료도 8만 5000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비싼 축이다. 더욱이 수영장이 운영하는 유아스포츠단은 월회비 33만원(계약 당시 기준)에 최대 100여명까지 수용한 적도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설관리와 운영부분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만성적인 적자로 이어졌다. 게다가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원아들이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로 이동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이제야 회원이 800명 이상 되지 않으면 어느 수영장이라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고, 타 지역 지자체의 경우 지원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재단의 입장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시민들의 원성을 가라앉히려면 수영장 문부터 열어야 하기에 어느 정도 지원할 만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형평성이 무너진다.

혹자는 “파산은 개인사정일 뿐 시민 세금을 넘봐선 안 된다”고 말하고, 혹자는 “시민 건강이 우선이니 어떤 식으로든 재개장부터 하자”고 말한다.

거제시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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